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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금)

“주민센터에 ‘이것’ 갖다줬더니 종량제봉투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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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도 지키고 봉투도 무료로 받고 ‘일석이조’

동아일보

서울 동대문구·영등포구·은평구의 폐자원 교환사업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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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를 마시면 종량제봉투가 생기네요.”

인천에 사는 A 씨는 최근 지역 커뮤니티에 손·발품을 팔아 우유팩(종이팩)과 종량제봉투를 교환한 과정을 두고 이같이 표현했다. 그는 “우유팩 1ℓ짜리 10개를 가져다주면 종량제봉투(10ℓ) 1장, 우유팩 200㎖는 30개당 봉투 1장을 준다”며 “차곡차곡 우유팩을 모으다 보니 양이 많아져서 종량제봉투 18장을 받아왔다”고 했다. A 씨는 “종량제봉투를 살 일이 없다”며 “우유를 다 마시고 (팩을 펼치기 위해) 열심히 가위질하는 중”이라고 했다.

절약 노하우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지난달 “폐건전지 30개를 모아 종량제봉투(20ℓ) 3장을 받아왔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B 씨는 “아파트에 (폐건전지) 수거함이 있지만 (가져다두는 걸) 자꾸 잊어버리고 집에만 쌓아뒀는데, 오늘 주민센터에 가서 (종량제봉투로) 바꿔왔다”고 말했다. 게시글에는 “집 정리하면서 나오는 폐건전지를 가지고 가야겠다” “이제부터라도 모아서 종량제봉투랑 교환해야겠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전국 대다수 지자체 시행…교환 가능한 물품·수량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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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목포시·완도군 폐자원 교환 사업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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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물가 등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 전국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재활용 정책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폐건전지나 종이팩, 페트병, 폐비닐 등 폐자원을 일정 수량 모아서 거주 지역 행정복지센터(옛 주민센터)에 가져다주면 종량제봉투나 화장지, 건전지 등으로 교환해주는 사업이다. 환경오염을 줄이고 자원 선순환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전국 다수의 지자체가 시행 중이다.

서울 압구정동(강남구) 행복센터는 폐건전지 10개나 폐형광등류 5개당 종량제봉투(20ℓ) 1장 또는 새건전지 2개(AAA)로 교환해준다. 평창동(종로구) 행복센터에서는 투명페트병 20개당 종량제봉투(10ℓ) 1장, 종이팩 1㎏당 롤휴지 1개을 준다. 용인특례시는 폐건전지 15개당 종량제봉투(10ℓ) 1장, 종이팩 1㎏당 종량제봉투·롤휴지를 1개씩 교환 가능하다. 완도군은 지난달부터 투명페트병·폐건전지·종이팩·폐스티로폼·아이스팩을 갑티슈 혹은 종량제봉투(10ℓ)로 교환해주고 있다. 제주도는 폐건전지·종이팩 각 1㎏당 종량제봉투(10ℓ) 1장과 교환 가능하다.

폐비닐을 받거나 포인트제를 실시하는 지자체도 있다. 인천 미추홀구는 지난 10월부터 ‘비닐류 교환의 날’을 새롭게 지정했다. 매주 목요일마다 행복센터에 폐비닐류(500g당)를 모아오면 종량제봉투(10ℓ) 1장과 교환해주는 것이다. 김해시는 2020년부터 도입된 AI기반 순환자원 회수기기를 통해 시민들에게 회수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행복센터 등에 설치된 기기에 투명페트병을 투입하면 개당 10포인트가 쌓이고 2000포인트 이상 쌓이면 1포인트당 1원으로 계산해 현금으로 환급받을 수 있는 제도다.

회수하는 폐자원과 교환 가능한 물품·수량 등은 각 지자체마다 상이하다. 같은 구(區)라도 동(洞)마다 시행 여부가 다르고, 시행하는 곳이라도 1년 단위 예산에 따라 한해가 가기 전 조기 마감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미리 행복센터에 문의하고 가는 것이 가장 좋다. 폐자원 중 건전지는 규격과 크기 등이 상관없이 회수된다. 종이팩은 물로 깨끗하게 헹군 후 펼치고 말려서 내야 한다. 투명페트병은 라벨을 제거한 후 세척해 말려서 내면 된다. 폐비닐 역시 이물질이 묻어있으면 안 된다.

교환 과정 간단…최대 교환 수량 꽉 채운 주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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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가량 모은 폐건전지(왼쪽)·행복센터에서 교환 받은 종량제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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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도 1년가량 모은 폐건전지 60개를 들고 지난 5일 용인시 상현2동 행복센터를 찾았다. 폐자원 교환은 행복센터 한 켠에 자리잡은 간이 테이블에서 접수를 받았다. 직원은 “건전지를 세어왔나”라고 물은 뒤 기본정보를 작성해달라고 했다. 양식에는 교환날짜, 이름, 건전지 개수 등을 적게 돼 있었다. 날짜를 살펴보니 전날에는 9명, 같은날에만 5명이 이미 교환해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루 최대 교환 수량(용인시 기준)인 폐건전지 75개를 꽉 채워온 주민도 있었다. 작성이 끝나자 직원은 종량제봉투(10ℓ) 4장을 건네줬다.

용인시의 경우 2022년 이 사업을 통해 약 1172t의 폐자원(폐건전지·종이팩·투명페트병)을 수거했다. 시 관계자는 “올해 수거된 양은 아직 정확하게 집계가 안 됐지만 작년보다 (폐자원 수거가)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주하는 동이 아닌 다른 동 행복센터에서도 폐자원 교환이 가능하다고 했다.

종이팩과 폐건전지, 폐형광등 등은 재활용품 회수 취약품목이다. 종이팩은 수입에 의존하는 최고급 천연펄프로 제작된 우수한 자원이다. 고급 화장지나 미용 티슈로 재탄생될 수 있는데도 폐지류와 함께 섞여 버려지는 탓에 배출되는 양의 일부만 재활용되는 실정이다. 폐건전지는 카드뮴·납·수은 등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을 함유해 일반쓰레기에 버려져 매립 또는 소각될 경우 환경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분리 배출만 잘 한다면 철·니켈·아연 등으로 유용하게 재활용된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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