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배지 원정대-8]
9·19 군사합의 이끈 김도균 前수방사령관
‘접경지역’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출마
외갓집 흥남철수때 빅토리호 타고 철수
통일후 고향 돌아가려 속초에 터 잡아
“속초, 런던까지 가는 철도 연결시킬 것”
9·19 군사합의 이끈 김도균 前수방사령관
‘접경지역’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출마
외갓집 흥남철수때 빅토리호 타고 철수
통일후 고향 돌아가려 속초에 터 잡아
“속초, 런던까지 가는 철도 연결시킬 것”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4일 국회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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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김도균에게 금배지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지키고 만들기 위한 영향력. 또한 설악권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는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지키고 만들기 위한 영향력. 또한 설악권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겠다는 지역 주민들과의 약속.
Q. 김도균에게 정치란?
대한민국 국민이 좀 더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부단히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해 임관한 뒤 전·후방에서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쳐 수도방위사령관까지 지내고 3성 장군으로 전역한 한 엘리트 군인. 그의 최대 관심사는 역설적이게도 ‘평화’다. 문재인 정부에서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의 남측 수석대표로 9·19군사합의를 주도한 김도균 전 수방사령관 얘기다.
김 전 사령관이 군인으로서 소임을 마치고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국방부 북한정책과장, 문재인 정부 청와대 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 국방부 대북정책관, 남북 장성급군사회담 수석대표. 당에서 남북 군사전문가로 비례대표 후보로 모셔갈 정도의 이력이다.
그러나 김 전 사령관은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정치인으로 내년 총선에 도전한다. 그것도 최근 20년 간 민주당이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이긴 적 없는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에 도전장을 냈다. 주변 사람 모두가 비례대표로 나가라고 했지만 앞에서는 “알았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무조건 내 고향 속초 출마’를 외쳤다고 한다.
김 전 사령관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치를 할지 말지 고민했을 때 한다면 무조건 지역구에서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제가 정치인으로서 하고자 하는 일들이 모두 속초·인제·고성·양양이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5번 총선서 한 번도 이긴 적 없는 ‘찐험지’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은 국회의원 선거에 있어서 만큼은 ‘민주당의 무덤’이다. 최근 5번의 총선에서 단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 20·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이양수 의원이 내리 당선됐다.21대 총선에서는 이양수 의원이 52.56%를 득표해 44.19%를 얻은 이동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20대 총선에서도 이양수 의원(62%)이 김주학 더불어민주당 후보(37.99%)를 가볍게 따돌리고 금배지를 거머쥐었다.
강원 속초 인제 고성 양양 선거 결과 |
최근 10번의 선거로 범위를 넓혀봐도 이 지역에서 진보 정당이 승리한 것은 두 번에 불과하다.
속초·인제·고성·양양은 민주당 입장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고 총력을 쏟기에는 쉽지 않은 지역이었다. 김 전 사령관은 “우리 지역의 민주당 지지자분들께서 드디어 경쟁할만한, 내세울 만한 그런 인재가 왔다고 좋아한다”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21대 총선 기준 속초·인제·고성·양양의 선거인 수는 14만6577명이다. 이 중 절반인 7만명이 속초시이며 고성군(2만4504명), 양양군(2만4916명), 인제군(2만7135명)에 나머지 유권자들이 거주한다. 선거인 수만 보더라도 속초가 승부처인 것은 자명하다.
내년 22대 총선에서는 강원 지역의 선거구 조정으로 지역구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는 최근 선거구를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으로 구역을 조정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평화에 진심인 남북군사 전문가
“내 고향이기 때문에 정치할 결심”
“외할아버지와 어머니가 흥남철수작전 때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거제도까지 갔다가 통일이 되면 함경도로 돌아가기 위해 북진할 때 뒤따라 올라왔죠. 그렇게 정착한 곳이 속초 아바이마을입니다”“내 고향이기 때문에 정치할 결심”
함경도에서 피난 온 실향민들이 통일이 되면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정착했던 속초가 바로 김 전 사령관의 고향이다. 초·중·고교를 모두 속초에서 나왔다.
이 지역은 6·25 전쟁으로 수복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지역민들은 휴전 이후 본인들이 ‘빨갱이’가 아니라는 증명을 하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김 전 사령관이 평화가 최대 관심사인 이유다. 김 전 사령관은 “그 지역에 살면서 느꼈던 것은 다시는 대한민국 한반도에 6·25 전쟁 같은 참혹한 과거가 되풀이되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김 전 사령관은 군인으로서 대북 업무만 20년을 수행했다. 그에 따르면 대미(對美) 업무는 ‘주류’고 대북 업무는 ‘비주류’다. 김 전 사령관은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은 적을 가차 없이 응징할 수 있는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과 대화와 협상, 군비통제로 전쟁 위협을 꾸준히 감소시키는 노력 두 가지가 있다”며 “나는 후자에 대한 부분을 20년 동안 했다”고 말했다.
2018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제10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 후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당시 소장(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 안익산 육군 중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김도균 전 수방사령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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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방개혁비서관을 역임하고 2018년 남북군사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9·19 군사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9·19 군사합의 주역답게 김 전 사령관은 “북이 정찰위성을 발사했다고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고 파기하는 맞대응 조치는 아주 잘못된 처방”이라며 현 정부에 각을 세웠다.
김 전 사령관은 “현실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것도 평화 문제였고, 우리 지역 자체가 제가 하고 싶어하는 일들의 보고”라며 “다른 지역이었다면 아마 정치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사령관의 배우자 역시 간호장교로 30년간 군 생활을 한 군인 출신으로 이미 7년 전부터 속초에 거주 중이라고 한다. 김 전 사령관 역시 군 생활을 마친 이후 줄곧 속초에서 생활했다.
70년간 안보 위해 희생만 한 지역
평화열차 달리는 ‘제2의 제네바’ 구상
김 전 사령관은 가장 시급한 지역 현안으로 과도한 규제를 꼽았다. 군사 접경지역이라는 특성상 다른 지역에 비해 상당히 많은 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평화열차 달리는 ‘제2의 제네바’ 구상
김 전 사령관은 “규제 수위가 상당히 높아서 지역 주민들이 미래를 꿈꾸고 설계하는 데 가장 큰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며 “지난 70년간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지역주민들이 기본권까지 제약을 받아가면서 희생했던 부분들에 대해 국민이 관심을 가져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지역이 관광지로서 좀 더 나은 곳이 되기 위해 도약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인프라스트럭처를 비롯해 모든 것을 재정비하는 게 주요 현안”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사령관은 속초·인제·양양·고성 지역을 ‘제2의 제네바’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우리 지역이 부산에서 출발한 기차가 런던까지 가는 길에서 유일하게 차단된 곳”이라며 “설악·금강 지역을 누구도 흠집낼 수 없는 평화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가 보증하는 평화지역으로 만들어 평화관광열차가 지나가게 할 수 있다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한반도가 살아있는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사령관은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과 대결이 성사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우리 지역은 관광지이면서 접경지역의 특성도 있고, 자연환경 자체가 다른 지역이 흉내 낼 수 없는 어마어마한 콘텐츠”라며 “이런 지역을 더욱 새롭고 국제사회가 주목하게끔 하려면 정치 리더십을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배지 원정대’는 내년 4월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인을 소개하고, 해당 지역구를 분석해보는 매일경제신문 정치부의 기획 연재물입니다. ‘절대 반지’를 찾아 떠난 반지 원정대처럼,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신인까지 집중 추적해 유권자 여러분의 선택을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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