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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9 (목)

대법 "바이오기업 레고켐파마 등록 무효… 저명상표 레고 식별력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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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블록 장난감 업체 레고(LEGO)가 국내 제약사를 상대로 낸 상표 관련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LEGO'라는 단어를 포함한 '레고켐파마(LEGOCHEMPHARMA)'라는 상표의 등록을 무효라고 판단했는데, 이미 널리 알려진 '저명한 상표의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상표등록을 무효로 본 첫 사례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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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덴마크 완구회사 레고 쥬리스 에이/에스(LEGO Juris A/S·이하 레고)가 국내 업체 주식회사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를 상대로 낸 상표등록 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등록상표가 저명상표인 선사용상표들(LEGO와 레고)과 전체적으로 유사해 선사용상표들의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다는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상고를 기각한 이유를 밝혔다.

코스닥 상장사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 11월 '레고켐파마(LEGOCHEMPHARMA)'라는 이름의 등록상표를 출원했다.

1980년 1월 국내에 ‘LEGO’ 상표등록을 마친 레고 측의 이의신청으로 상표등록이 한 차례 거절됐지만, 특허심판원이 불복신청을 받아들이면서 2018년 9월 상표로 등록됐다.

레고는 레고켐파마의 상표등록을 무효로 해달라며 2020년 3월 특허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레고캠바이오 측은 신약 연구·개발의 특징을 나타낼 목적으로 ‘Lego chemistry’라는 용어의 약칭인 ‘LEGOCHEM’을 포함하는 등록상표를 출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해당 상표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저명상표인 ‘LEGO’의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상표법상 등록할 수 없는 상표라고 판단, 레고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레고캠바이오가 'LEGO'나 '레고'와 같은 선사용상표들과 연상 작용을 의도하고 출원했다고 볼 여지가 크고, 이 사건 등록상표인 '레고켐파마(LEGOCHEMPHARMA)'와 선사용상표들 사이에 실제로 연상 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레고켐바이오가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우선 '레고켐파마(LEGOCHEMPHARMA)'라는 명칭 중 'CHEM'과 'PHARMA'는 단순히 화학·약학 분야를 나타내는 이름으로 별다른 식별력이 없기 때문에 독립해서 상품의 출처표시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은 '레고(LEGO)' 부분이라고 봤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등록된 상표인 'LEGO'나 '레고'와의 유사성 여부도 해당 부분과 비교해 따져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등록상표의 중요 부분은 선사용상표 'LEGO'와 외관 및 호칭이 같고, '레고'와는 호칭이 서로 같다"라며 "선사용상표들은 높은 인지도와 강한 식별력을 갖고 있고, 피고가 자신이 수행하는 신약 연구·개발의 특징을 나타내기 위해 반드시 '레고켐파마(LEGOCHEMPHARMA)'라는 용어의 약칭을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선사용상표들과 연상 작용을 의도하고 이 사건 등록상표를 출원했다고 볼 여지가 크고, 'LEGO' 부분은 수요자들에게 이 사건 등록상표에 관한 인상을 심어주거나 기억·연상을 하게 하므로, 이 사건 등록상표와 선사용상표들 사이에 실제로 연상 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사정을 모두 종합해 보면, 이 사건 등록상표가 그 지정상품에 사용될 경우 저명상표인 선사용상표들이 가지는 식별력 즉, 단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이 손상될 염려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등록된 상표가 상표법상 '타인의 저명한 상표가 가지는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해 그 등록이 무효로 돼야 한다고 본 최초의 사례"라고 말했다.

'세상을 바꾼 발명품' 또는 '시간을 이긴 디자인'의 제품으로 일컬어지는 레고는 전 세계에 걸쳐 1년에 약 36억개의 블록, 약 4억개의 장난감용 고무 타이어가 생산되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완제품 박스가 1초에 7개, 1분에 420개, 1시간에 2만5000개가 팔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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