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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금감원, 홍콩 ELS ‘배상 기준’ 마련한다는데…얼마나 돌려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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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DLF 사태때 기준 참고

재가입 여부·연령 등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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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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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이치(H)지수가 하락해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진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불완전 판매 주장이 확산하고 금융감독원의 판매사에 대한 현장 점검이 진행 중이다. 당국은 배상기준안 마련도 검토 중이다. 불완전 판매가 확인되더라도 그 유형이나 조건에 따라 배상 수준이 달라진다. 같은 상품에 투자했더라도 판매 과정과 투자자의 특징에 따라 받는 배상액이 다르다는 얘기다.

배상비율 수준은 지난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 적용된 배상기준안을 참고할 수 있다. 당시 기준안을 보면, 판매사의 판매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이행 여부, 부당권유 여부에 따라 기본 배상비율은 20~40%로 구분된다. 판매사의 판매 과실에 따라 배상 수준이 1차적으로 정해지는 셈이다.

여기에다 투자자의 특징에 따라 배상 비율이 가감된다. 예컨대 만 65살 이상 고령자이거나 은퇴자, 주부에겐 5%포인트 배상비율을 더 얹어주고 반대로 금융투자 상품 구매 경험이 3회 초과일 때는 5%포인트, 파생상품 손실 경험이 있을 땐 10%포인트 차감했다. 투자규모가 5억원보다 많을 때도 10%포인트 뺐다. 당시 당국은 배상비율의 하한선은 40%, 상한선은 80%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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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투자경험이 없고 난청인 고령(79살)의 치매환자 ㄱ씨는 배상비율이 최고 수준인 80%로 결정됐다. 은행 직원은 ㄱ씨의 투자성향을 ‘적극투자형’으로 임의작성했으며, ‘위험등급초과 가입 확인서’ 대한 별도의 설명없이 서명하도록 유도한 사실이 확인이 됐다. 투자경험이 없는 60대 주부에게 상품을 팔면서도 ‘손실확률 0%’란 설명을 한 경우에도 75%의 배상비율이 적용됐다. 반면 은행원에게 “안전하고 조건 좋은 상품”이라는 권유를 받고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한 ㄴ씨는 이보다 크게 낮은 40%의 배상비율이 적용됐다. 과거 투자경험(6차례)이 풍부했던 데다 은행 직원에게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일임한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홍콩 이엘에스 배상기준도 재가입(투자) 여부와 연령이 우선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투자자와 은행권 입장은 갈린다. 재가입 투자자들은 “첫 투자나 재투자나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이자를 포함한 원금 조기상환 경험이 있는 투자자들은 오히려 상품이 안전하다고 믿은 상태여서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재가입자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 구조를 알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는 게 은행권 주장이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고령일수록 상품 구조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투자 자본이 많고, 경험도 많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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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디엘에프와 이엘에스 상품별 특징이 배상 비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내놓는다. 디엘에프는 독일 국채 10년물 채권의 만기수익률을 기초자산으로 두는 펀드로, 이엘에스와 다르게 손실 구간이 세분화되고 손실 조건이 다양하게 구성됐다. 디엘에프가 이엘에스보다 훨씬 복잡한 상품·수익 구조인 터라 분쟁 조정 과정에서 금융사의 판매 과실 입증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는 얘기다.

손실을 보고 중도상환한 홍콩 이엘에스 투자자를 배상에 포함할 것이냐는 또다른 문제도 있다. 규모도 차이 난다. 디엘에프는 1000억원대였지만, 홍콩 이엘에스는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만 8조원이 넘는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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