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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서해 공무원 피살은 '총체적 무능'… 감사원, 현직 장성 포함 13명 징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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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역할 다하지 않고 책임마저 개인에 전가 급급
보고 누락 통일부 국장, 책임 미룬 합참 장성 등 징계 요청
퇴직한 서욱·김홍희 등엔 공직 재취업 시 불이익 받도록
한국일보

2022년 9월 이대준씨가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추모 노제가 열리고 있다. 감사원은 7일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상황을 방치하고, 사건 이후 관련 사실을 은폐·왜곡했다는 최종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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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2020년 9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무능과 조작의 산물이라는 최종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관련 부처는 상황을 알고도 보고하거나 공유하지 않았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초동 대처 시간을 허비했다. 국민의 희생을 확인하고도 감추기에 급급하는가 하면, 오히려 근거를 조작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대준씨를 '월북자'로 몰아갔다.

통일부 국장, 군 장성, 해경 치안감 등 7명 징계 요구


감사원은 7일 이 사건과 관련 "위법·부당하게 대처한 전·현직 공무원 13명에 대해 징계·주의 요구 및 인사자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현직으로는 통일부 국장과 군 장성 각 1명, 해경 치안감 3명·총경 2명 등 7명에 대해 징계를 요청했고 국방부 대령 1명에게는 주의를 요구했다. 퇴직자 중 책임이 무거운 5명(국방부 등 3명, 해경 2명)에 대해서는 인사 기록을 남겨 공직 재취업 시 불이익을 받도록 했다. 여기에는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 주요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국가안보실 등 6개 기관에는 향후 관련 업부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하는 등 엄중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핵심 관련자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은 이미 수사·재판을 받고 있고, 공직 재취업 가능성이 낮아 인사자료 통보 대상에서 제외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건 발생 당시 관련 기관장이었던 박지원 전 원장, 서훈 전 실장, 서욱 전 장관 등 5개 기관 20명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 지난해에는 공무원 신분과 관계없이 법적 책임을 묻는 절차를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공무상 과실에 대한 행정 처분을 통보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종 감사보고서 원문은 비밀 문서에 해당돼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2020년 9월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고(故)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왼쪽)씨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2022년 6월 2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해경 관계자 등 4명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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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명 위급한 상황에서 '방치'… 목숨 잃은 뒤엔 '은폐·조작'


감사원은 합참 소속 A장성이 2020년 9월 22일 오후 4시 43분쯤 이씨 발견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씨 실종 후 이미 39시간 가까이 흘러 구조가 시급했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A씨는 별다른 조치 방안 검토를 지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통일부 관할이라며 '군에서 대응할 것이 없다'고 국방부에 보고했다. 군의 최고 지휘관으로서 국민의 목숨을 지키기는커녕 전형적인 책임 미루기, 소극 행정을 펼쳐 위기에 처한 국민을 외면했다.

통일부 B국장은 위급 상황을 방치했다. 같은 날 오후 6시쯤 국정원으로부터 상황을 전달받아 이씨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장·차관에게 보고하거나 대북 통지 등 송환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는 이씨 구조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오후 10시 15분쯤 퇴근했다.
한국일보

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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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의 C치안감 등은 이씨가 숨진 이후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기 위해 근거를 조작했다. 감사원은 해경이 국가안보실과 국방부의 지침·압박을 받은 뒤 "이씨가 자진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고 봤다. 해경은 더미 실험, 표류예측, 심리 상태 전문가 의견 중 '자진 월북'에 유리한 내용만 골라 반영하는 식으로 수사 결과를 왜곡했다.

소속 직원들의 징계 요구를 받은 기관들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당 공무원에 대한 행정 처분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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