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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MB 첫 서예전 13일 연다…전시회 이름 '스며들다' 붙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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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12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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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생애 첫 서예전 ‘스며들다’를 개최한다.

이명박 재단은 7일 “2013년 2월 퇴임 이후 10년 동안 MB가 직접 쓴 서예 작품 97점을 전시회에서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명박 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1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1일까지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제1전시실에서 열린다.

취임 첫해인 2008년 신년 화두였던 ‘時和年豊(시화연풍·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을 비롯해 재임 시절 연설문, 시문(詩文), 성경 말씀 등을 서예로 옮긴 작품이 전시된다. 2008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사에 포함된 문구였던 ‘꿈을 꿀 수 있는 나라’,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라디오 연설에서 희생 장병을 추모하며 했던 말인 ‘천안함 46용사들이여!’와 같은 한글로 쓴 작품도 다수 포함됐다. 특히, MB가 어머니 고(故) 채태원 여사를 그리워하며 쓴 자작시 서예 작품과 성경 시편을 필사한 육필 원고도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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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생애 첫 서예전 ‘스며들다’에 전시되는 작품. ‘나라가 태평하고 해마다 풍년이 든다’는 뜻의 時和年豊(시화연풍)은 2008년 취임 첫 해의 신년화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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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명 ‘스며들다’는 종이에 먹이 스며들 듯 재임 중 정책 성과가 국민의 삶 속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희망과 퇴임 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웃과 함께하는 삶 속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MB가 정한 이름이라고 재단 측은 밝혔다.

MB는 도록(圖錄)에 수록된 머리말을 통해 “나는 예(藝)를 추구하는 전문 작가가 아니고, 아마추어에서도 초보”라며 “당연히 운필이 서툴고 서체가 흔들린다. 그럼에도 이렇게 미흡한 글씨를 세상에 내어놓는 까닭은 내 삶의 호흡과 맥박을 많은 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소망에서다”라는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예기치 못한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균형을 되찾고 여백을 채우기 위해 붓을 들었다”며 “멈칫거리고 뭉치고 비뚤어지는 대로 나름의 조화를 구하면서 마음의 평정을 얻고자 했다”고 했다. 이어 “내 꿈과 사랑과 감사가 스몄고 내 기도가 담겼다. 꿈과 일과 생각으로 남은 내 삶의 흔적을 여기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앞에 내어놓는다”며 “영광과 아픔, 잘잘못을 넘어 같이 살아온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번 서예전의 서평을 쓴 대전대 서예미학과 이주형 교수는 “그가 쓴 글씨는 곧 그 사람일 뿐(書如其人)”이라며 “예부터 서예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기교로써 나타난 글씨의 형태보다 그 사람의 마음 상태가 담긴 신태(神泰)를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이 서예를 ‘새로운 균형’을 갖추는 일로 인식하는 것은 서예의 ‘본질미’에서 볼 때 매우 이상적인 태도”라며 “이번 전시가 국민에게 동양문화 정수인 서예의 대종(大鐘)을 울려주는 다행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13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개막식엔 이 전 대통령과 맹형규 이명박 재단 이사장이 참석한다. 개막식에선 ‘청계천 헌책방에서’를 쓴 김소엽 시인이 축시를 낭송한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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