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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위로 받지 못하는 전북, 부산 바라보며 피눈물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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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부산은 다시 시작한다. 부산 이즈 비기닝이다"

"인프라 구축은 부산 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부산을 축으로 영호남 남부권 발전을 추진하고 전국 균형발전을 통한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한 것이다."

부산에서 얘기하는데 '호남'이 '양념'으로 들어가 있고, 부산을 얘기하는데 '전국균형발전'을 얘기한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부산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된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런 대통령의 얘기를 들으면서 지금 전북도민들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나고 있다.

부산시민들이 지역개발을 위해 가덕도신공항을 건설을 원한다면 마찬가지로 전북도민들 역시 새만금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돼 오랜 낙후에서 벗어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 "6개월 동안 하는 엑스포 전시장 들어올 자리에 외국투자기업들을 더 많이 유치해서 부산을 더욱 발전시키고 청년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만들겠다"고 부산시민들과 상인들을 향해 외쳤다고 한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활동이 예상을 크게 빗나가 사우디 리야드에게 119대 29로 참패한 직후 허탈해 하는 부산시민들을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위로하는 모습은 국민들이 보기에도 참 좋은 모습이다.

더구나 지난달 29일 '29표'의 초라한 성적을 받아 든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이 부족한 탓"이었다면서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이 대목에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은 "새만금잼버리대회의 초기 준비 부족과 부실했던 대회 운영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었을까?"하는 물음이다.

잼버리대회 파행을 따졌던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현숙 여가부장관의 입에서 최종적으로 나온 말은 "대회 관계자의 부실 보고 탓"이다.

새만금잼버리 대회 개영식 때 까지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은 새만금사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발언을 하면서 전북도민들에게 잔뜩 희망을 안겨줬다.

그러나 새만금잼버리대회가 파행으로 종료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새만금과 전북에 대해 지금껏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고 있다.

새만금잼버리대회 이후 전북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전북도민들은 잼버리대회를 핑계로 국가 예산 11조 원을 야금야금 빼 먹고도 정작 세계 140여개 국가의 대원들이 참가한 새만금잼버리대회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대회를 망쳐 놓은 주범으로 몰렸으며, 그 여파인지 정부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내년 새만금 주요 SOC 예산을 무려 78%나 싹둑 잘라냈다.

전북도민들은 지난 수개월 동안 잼버리대회를 핑계로 되지도 않을 새만금국제공항을 건설한다는 식으로 국가예산 11조 원을 빼 먹었는가 하면 관계 공무원들은 잼버리대회 사전 답사 명목으로 외유성 여행이나 다녀왔다는 눈총을 받으면서 '예산 도둑'으로 몰리는 치욕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 누구도 전북도민의 편에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으며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앞두고 전북이 훼방을 놓았다는 싸늘한 비난의 눈초리까지 온 몸으로 감수해야만 했다.

또 새만금잼버리 파행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감사 결과는 또 어떤 격랑을 몰고 올지 시름만 깊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서울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1개의 선거구가 없어지는 획정안을 통보 받았다.

사실 규명도 하지 않은 무차별인 공격을 받으면서 잼버리대회 부실운영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 안고 있던 전북도민들은 이어 새만금 주요SOC 사업의 내년 예산이 송두리째 삭감되는 날벼락을 맞았으며 이제는 중앙무대에서 전북도민을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 1석이 사라지게 될 운명에 처해 있다.

기껏 정부를 책임지는 한덕수 총리로부터 "새만금 예산 삭감은 잼버리대회 와는 무관하며 새만금의 '빅피쳐'를 그리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 밖에 들은 것이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2일, 새만금잼버리대회가 개영식을 갖던 날 그에 앞서 2차전지 관련 투자가 이뤄지는 새만금을 찾아 플랫폼 조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이 때도 윤 대통령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앞으로도 더 많은 첨단기업이 이곳 새만금 플랫폼에 모여들고, 외국 기업의 투자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전북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GSCO)에서 열린 '새만금 이차전지 투자협약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새만금을 찾아 "새만금에 와보니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면서 "30년 이상 걸려 지루한 새만금을 이제는 완결지을 때가 왔다"고 강조하고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하면 임기 내에 새만금 개발이 완료될 수 있도록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직속위원회를 두고 관리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전북도민이 새만금사업에 거는 기대는 부산시민들이 부산엑스포 유치에 걸었던 기대와 전혀 다를 게 없다.

윤 대통령의 말대로 "인프라 구축은 부산 만을 위한 것이 아니"듯 "새만금SOC 사업 역시 전북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환황해권 중심의 물류 중심도시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감당하기 위한 것"이다.

더구나 "부산을 축으로 영호남 남부권 발전을 추진하고 전국 균형발전을 통한 대한민국 경제의 도약을 위한 것"이라면 "새만금사업 역시 새만금 동서도로와 새만금 포항고속도로는 호영남을 이으면서 적극적인 교류로 상호 균형발전을 꾀하기 위한 것이며 새만금국제공항은 국토의 균형발전을 신속히 마무리짓기 위한 것"이다.

어느 한쪽의 아픔을 외면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얘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인 기자(=전주)(chin5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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