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5%↑… 올들어 150% 급등
美 금리 인하·ETF 기대감이 동력
한국발 자금 유입도 상승세 영향
“11월 거래화폐 원화가 달러 추월”
“투기적 광란” 신중론도 만만찮아
우리기술투자 등 관련주들 강세
국내 금값도 사상 최고치 ‘하이킥’
6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오전 9시25분 기준 전일 같은 시간 대비 7.03% 오른 6051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60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도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4만4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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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가상자산 비트코인의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한 달간 20% 이상 오르며 4만달러 선을 넘어서는 등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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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폭발적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기준 지난 한 달간 24.9%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초와 비교해 보면 150% 이상 올랐다.
비트코인의 급등세로 관련주들도 한국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이날 우리기술투자는 전 거래일 대비 5.99% 오른 7430원에 마감했다. 우리기술투자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 약 7.4%를 보유하고 있다. 역시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우선주는 29.93% 오른 1만2590원에 마감했다.
비트코인 급등 요인으로는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꼽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현재 5.5%인 기준금리 상단이 내년 12월까지 4.25%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는 견해가 74.7%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시장의 자금은 채권이나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에서 주식시장이나 금,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띤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이 사상 최고치(8만7300원)를 찍는 등 최근 금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것도 이런 기대감 때문이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호재로 작용했다. 블랙록을 비롯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미 증권거래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한 상태로, 내년 상반기 중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승인이 이뤄질 경우 현물 ETF에 기관 자금이 투입되면서 유동성이 증가해 전체 시장 규모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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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로 인해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체 발행량이 제한돼 있어 일정량이 유통되면 채굴량이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돼 있다. 반감기는 약 4년을 주기로 오는데, 역대 반감기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해왔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차 반감기(2012년 11월)가 시작된 시점부터 다음 반감기(2016년 7월)가 오기 전까지 약 92배 상승했으며, 이후 2차 반감기 당시는 30배, 3차 반감기 당시는 8배 올랐다.
이러한 비트코인의 상승 추세에는 한국발 자금 유입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 업체 씨씨데이터(CCData)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비트코인을 거래한 법정 화폐에서 원화가 처음으로 달러를 추월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11월 한 달간 거래된 비트코인의 법정 화폐 가운데 원화 비중은 42.8%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9월부터 현재까지 원화의 시장 점유율은 약 41%로 약 17%포인트 상승했고, 달러의 점유율은 약 40%로 11%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현 상승 추이가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존스 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ETF 기대와 금리 인하에 대한 희망이 결합해 또 다른 투기적 광란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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