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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전문가 기고]행정전산망 마비, 정보시스템 운영감리로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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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우리나라는 디지털 강국이다. 윤석열 정부는 세계 최고 수준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표방하고 있으며 세계 193개국을 대상으로 한 UN 전자정부 평가에서도 2010년부터 6년간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초유의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가 벌어져 그 명성이 무색하게 됐다.

2023년 11월 17일 발생한 '시도 새올행정시스템'과 '정부 24'시스템의 마비를 시작으로 '주민등록시스템 일시 장애' '나라장터 시스템 불통' '정부 전자증명서 발급 일시 중단'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마비'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장애의 원인을 새올인증시스템에 연결된 네트워크의 장애로 보고 해당 장비를 교체한 후 서비스를 재개했다. 전산망 오류의 원인을 하드웨어 이상으로 지목한 것이다.

정보시스템은 사용자 요구사항 변화와 기술발전에 따라 수시로 시스템 변경이 이뤄지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만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된 정보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면 그 원인은 매우 복합적인 특성을 갖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소프트웨어와 서버, 네트워크, 시스템의 성능저하, 보안 문제 등이 있었는 지 점검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마련하게 된다. 따라서 시스템 운영의 제도적, 기술적 관리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정보시스템은 구축 단계와 운영·유지보수 단계로 구분해 관리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자정부법에는 정보시스템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정보시스템 감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보시스템 감리는 감리발주자 및 피감리인의 이해관계로부터 독립된 자가 정보시스템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제 3자 관점에서 정보시스템의 구축 및 운영 등에 관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문제점을 개선하는 활동이다. 그러나 현행법에서는 정보시스템 구축 단계 감리만 의무화돼 있고 운영·유지보수 단계의 감리는 권고사항이다.

이번 사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보시스템 서비스 장애는 운영·유지보수 단계의 부실한 관리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시스템 구축 후 접속자의 급증 등 이용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운영 기간 중 새로 도입된 기술을 접목시키는 활동이 유지보수라는 형태로 이뤄지는 데 이러한 유지보수는 경우에 따라 구축 단계 이상의 기술적, 제도적 정교함을 요구한다. 따라서 향후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축 단계의 감리처럼 운영·유지보수 단계의 감리도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가정보화사업을 예산 측면에서 살펴보면 전체 예산 중 운영·유지보수 비용이 65%로 구축 예산 45%를 이미 상회하고 있다. ICT산업 측면에서도 운영·유지보수에 참여하는 전문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기업들의 역량 또한 다양하다.

이것이 운영관리의 전문성이 특별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막대한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운영·유지보수 사업에 독립적이고 전문성을 갖춘 감리기업을 의무적으로 참여토록 해 장애 요인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당연한 행정조치이다. 운영감리에 소요되는 예산은 장애에 따른 손실 즉, 국민 생활의 불편과 복구 비용에 비하면 오히려 경제적으로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위해 막대한 구축비용을 들여 만들어진 정보시스템이 운영관리의 부실화로 인해 장애와 오류가 발생함으로써 적기에 사용할 수 없다면 이는 사회적으로도 큰 혼란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현명하고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기대한다.

권호열 강원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ykwon@k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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