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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포커스] 전세사기 피해자 대다수는 청년층…예방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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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로앤피]
아주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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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을 앞둔 김모씨(37)는 공인중개사가 저당권이나 가압류 등이 없고 보증하는 집이라고 해 임대인 국세완납증명서 등을 확인할 필요를 못 느꼈고, 시세보다 높은 매매가와 일치하는 전세가(2억5000만원)에 계약한 것도 확인하지 못했다. 결국 전세사기를 당한 김씨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보증금으로 결혼 자금이 묶인 탓에 올해 3월 결혼 준비 중이던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됐다.

전세사기 피해자 대부분이 20, 30대 청년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청년 전세사기 피해 방지를 위한 대응방안이 나와 눈길을 끈다.

6일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보고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추진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특별법 시행 6개월 동안 전세사기 피해자 심의 1만1007건 중 9109건에 대해 가결해 피해자로 인정했다.

피해자를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442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대(2130명), 40대(1489명), 50대(655명), 60대(295명), 70대(117명) 순이었다. 20·30대가 전체의 72.0%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이사장 백대용, 이하 새변)은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전세사기 피해를 실제로 입은 청년 43명을 포함한 2030세대 응답자 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새변이 전세사기 피해 사례를 수집, 제시한 '청년 전세사기 피해 대응방안 연구'는 청년재단 ‘청년이 만들어가는 Young한 연구’ 우수연구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청년재단의 ‘청년이 만들어가는 Young한 연구’는 청년의 시각에서 정책을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연구 결과는 정부 및 지자체 등의 청년을 위한 정책제안서로 활용된다.
가장 바라는 정책은 보증금 반환능력 없는 무자본 갭투자 임대인 스크리닝 강화

설문조사 결과 전세사기의 피해 액수는 1억원 이상~1억 5000만원 미만이 22.7%로 가장 많았다. 이어 2억원 이상~2억5000만원 미만이 20.5%, 1억5000만원 이상~2억원 미만 18.2% 순이었다. 대부분의 전세사기 피해 금액이 소형 주택의 전세보증금에 해당하는 1억원에서 2억5000만원 사이에서 분포했다.

피해 수법은 무자본 갭 투기(집값과 같거나 높은 가격에 전세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여러 집을 사들이는 것)와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부풀려 받아 집의 매매대금을 치르는 이른바 ‘동시 진행’ 사기가 30.2%로 가장 많았다.

‘근저당 설정된 매물을 세입자에게 반드시 보증금을 돌려주겠다는 각서를 써주면서 안심시켜 전세계약 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음’도 20.9%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응답자에게 사회초년생·신혼부부 또는 법률에 의한 보호를 받는 취약계층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과반수 이상인 55.2% 응답자가 이에 해당된다고 답했다. 응답자 재산 규모는 가장 많은 비중에 해당하는 49.3%가 1억원 미만이었다.

새변은 전세사기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입은 응답자들에게 이해관계, 우선순위 등을 반영해 정책 개선점을 조사했다.

입법·제도 개선 방향에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기관에서 ’무자본 갭투자‘ 하는 보증금 반환 능력 없는 임대인에 대한 심사 스크리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6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인중개사 전세사기 가담 또는 설명의무 중대한 위반 시 처벌 강화(61.2%) ▲1회 이상 세입자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악성 임대인의 경우 공인중개사가 임차인에게 정보 고지(58.2%) ▲전세사기 이득액이 현재 합산되지 않아 죄질에 비해 형량이 경한데 피해자별 이득액을 합산해 전세사기범 가중처벌 강화(58.2%) ▲임대인에 대한 높은 고지의무와 책임을 부여해 수십채의 입차주택을 가지고 있는 경우 임차인에게 이를 고지하는 방안(56.7%)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기관에서 주택가격 감정평가해 깡통전세 방지(50.7%) 등의 대안이 청년세대 응답자 과반의 공감을 얻었다.
대출금리 상승에 전세사기 피해자들 ’이중고‘

새변은 설문조사 응답자 중 5명의 청년들에게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세사기 피해로 인해 결혼을 약속했던 연인과 이별한 청년, 누나에게 1억원을 빌려야 했던 남동생, 임대인이 연락 두절되어 경찰서에 전세사기 신고를 했으나 만기가 아직 남아 피해가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3번 돌려보내져 다른 경찰서에 신고한 청년 등 안타까운 사연이 나왔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대출 금리가 작년과 올해 잇따라 상승,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가령 2억원에 대한 이자율이 3%대 이자(약 50만원)에서 5%대 이자(약 90만~100만원)로 증가했다.

한 응답자의 경우 월급에서 전세자금 대출이자 및 전세사기 피해매물의 공과금, 보험금, 통신비를 제외하고 한 달에 가용소득이 5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피해 청년이 전세사기 가해자인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임차권등기명령, 보증금 반환소송 제기, 강제경매신청 및 피해매물 취득을 하는 경우 총 수백만원의 예상하지 못한 법률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심층 인터뷰 결과, 전세사기 주범인 임대인과 공모자인 공인중개사, 중개보조원이 거짓말을 통해 청년세대를 적극적으로 속인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구체적인 사기 수법은 다음과 같다.

▲행세를 한 사람과 임대차계약서 및 등기부등본상 임대인이 다른 사람이라는 점을 속이거나, 전세계약체결일 며칠 전 집주인이 바뀌어도 알려주지 않음.

▲경험이 부족하고 등기부를 잘 확인하지 않는 점을 이용해 선순위 공동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을 실제 20억원의 5분의1인 4억원이라고 속임.

▲대항력 획득 전 이미 설정되어 있는 선순위 근저당권이 건물 및 토지의 전체가액이 30%이면 전세사기에서 안전하다는 말을 근거 없이 믿게 해 속임.

▲설정된 선순위 공동담보 근저당권이 있더라도 확정일자를 다른 임차인보다 일찍 받으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처럼 속임.

▲일당이 지역 부동산 단톡방에 적극적으로 전세사기 매물정보를 올리면,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에 대한 매물 설명 및 검증의무를 다하지 않고 전세사기 매물의 계약 체결 및 수수료 수취에만 신경쓰며, 이후 폐업을 하거나 현재는 부동산 중개업과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다며 책임 회피.

새변 전세사기TF 팀장 조의민 변호사는 “전국적으로 확산된 전세사기 범죄 피해가 사회초년생, 예비·신혼부부 등 청년 세대에 집중되고 있고, 청년들이 한순간 방심하여 목돈을 잃는 경우가 많아 상실감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청년세대는 부동산 계약 횟수 등 사회적 경험 부족, 정보력 부족으로 인해 임대인과 부동산중개인이 적극적으로 기망할 경우 전세사기에 매우 취약했다. 구체적으로는 다세대 주택·다가구 주택·도시형 생활주택 등은 시세가 불투명해 전세금을 높게 주고 역전세 계약을 하거나, 부동산 거래 관련 법률지식를 잘 몰라 임대인의 근저당 허위 고지 등으로 보증금을 보호받지 못하거나, 임대인이 중간에 바뀌어도 부동산중개인 및 중개보조인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하거나 하는 등이다. 사회적 미숙으로 인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사기 범죄 예방의 사례 공유 등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변 전세사기TF 팀원 서치원 변호사는 “전세사기의 경우 민사상 채무불이행으로 의율되는 경우가 있는 등 처벌이 경한 것에 비해 피해자의 수가 많고 피해금액이 클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피해 회복까지 요원하다는 점에서 처벌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처벌 강화 외에는 공인중개사 및 중개보조원의 책임 및 교육 강화, 임대인에 대한 보증보험 가입 의무 부과, 임차권용 권리보험 개발 등이 전세사기 피해를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조상희 아주로앤피 편집장 j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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