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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물가상승 넉달만에 둔화…농산물값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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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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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률이 넉 달 만에 둔화됐다. 다만 과일 작황 부진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과 국제유가 불확실성은 여전히 물가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5일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0월 상승률(3.8%)보다 0.5%포인트 낮은 수치다. 물가 상승률이 하락한 데에는 석유류 가격 내림세가 커진 점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폭이 줄어든 점이 주로 영향을 미쳤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가 떨어지며 석유류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농축수산물·내구재·섬유제품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10월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고 말했다.

석유류 물가는 국제유가 안정세의 영향을 받아 1년 전에 비해 5.1% 내렸다. 이는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 떨어뜨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장보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석유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일 큰 것은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한 중동 지역 불안,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감산, 세계 경제에 따른 원유 수요"라며 "국제유가는 변동폭이 예전보다 커졌고 뉴스 하나하나에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한 것은 과일과 채소를 포함한 농산물 가격이다. 지난달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13.6%로 10%를 넘었다. 2년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는 전체 물가를 0.57%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신선식품지수가 12.7% 올랐다. 이 중 신선과실지수는 24.6%나 뛰었다. 사과 가격은 1년 전보다 55.5% 올랐다. 귤(16.7%)과 포도(16.4%)도 가격 상승폭이 10%를 넘었다. 사과 가격이 대폭 오른 만큼 대체재로 다른 과일을 찾는 수요가 늘어 과일 가격이 전체적으로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과일은 1년에 한 번 수확하는 품종이 많아 이미 수확한 과일 가격은 당분간 쉽게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채소류 가격도 지난해보다 9.4% 올랐다. 오이(39.9%), 파(39.3%), 토마토(31.6%)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다만 전월 대비로 보면 시금치(-39%), 배추(-38.6%), 상추(-24.2%) 가격은 떨어졌다. 올여름 집중호우·태풍 영향으로 인한 작황 부진이 걷히기 시작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장 과장은 "근원물가는 한 달 한 달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전체 물가 상승률은) 올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때 본 경로보다는 좀 높은 경로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폭 둔화 흐름이 지속되겠지만 그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물가 전망 경로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누적된 비용 압력의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민의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할당관세·할인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아직 비싼 일부 농축수산물에 대한 가격 안정 지원을 강화해 닭고기, 대파 등은 지난 11월 시행한 할당관세 물량이 신속히 반입되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초중순 종료될 예정이었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예비비를 활용해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희조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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