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7 (토)

찬바람 쐬니까 손·발 저림 … 혈액순환만 의심하셨나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찬바람이 부는 추운 겨울철에 손발저림과 찌릿찌릿한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는 날씨가 추워져서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그런 줄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말초신경장애나 척추·척수질환, 뇌질환, 내과적 질환 등에 의해 저림 증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저림은 ①환부에 외부 자극을 가했을 때 찌르는 듯한 감각이나 통증을 느낀다 ②외적 자극을 주지 않아도 찌릿찌릿한 감각이 있다 ③마취에 걸린 것처럼 감각이 둔해지거나 힘을 주기 어려워진다 등 3가지 유형이 있다. 의학적인 용어로 이상감각, 지각과민·지각둔감, 마비, 근력저하 등으로 표현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저림은 신경·내과 의사가 자주 진료하는 증상이지만,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게 혼재한 호칭"이라며 "저림 증상이 길어지면 우울증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참거나 방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저림은 올바른 진단이 내려져야 적절한 치료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올바른 진료과를 찾고 저림을 잘 아는 의사를 소개받는 게 중요하다. 주변에 '저림 외래'가 없다면 우선 뇌신경외과, 신경내과,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는다. 어느 곳을 가야 할지 모를 경우 가정의학과(종합진료)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도움을 받도록 한다. 최근 뇌신경외과에 저림을 전문으로 보는 외래가 많아졌다.

우리 몸은 뇌와 척수를 중심으로 말초신경이 온몸 구석구석에 퍼져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 네트워크가 깔려 있다. 저림은 이 경로 어딘가에 장애가 생기면 나타난다.

저림의 원인이 되는 뇌질환은 뇌출혈, 뇌경색, 뇌종양 등이고, 척추·척추 장애는 변형성경추증, 척추관협착증, 경추추간판탈출증,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등이다. 말초신경 장애는 만성염증성 다발말초신경장애, 흉곽탈출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독감이나 장염에 의한 길랭바레증후군, 류머티즘성 신경병증, 샤르코마리투스병 등이다. 내과적 질환인 당뇨병성 신경장애, 철결핍성 빈혈, 저혈당, 비타민 결핍 등이 있어도 저림 증상이 발생한다.

저림 환자 수만 명을 진료한 일본 노지 마사토 원장(노지뇌신경외과·저림클리닉)은 "뇌질환으로 저림을 호소하는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저림 정도가 아니라 심한 마비 증상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석원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저림 증상이 손이나 발에서 느껴져도 그 원인은 경추나 요추 척추질환인 경우가 많다"면서 "말초신경은 척수에서 손·발가락까지 길게 이어져 있기 때문에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관협착증으로 신경이 자극받게 되면 증상이 손과 발에서 먼저 나온다. 특히 현재 척추질환을 앓고 있거나, 이미 척추수술을 받았거나, 만성적인 목과 허리 통증이 있거나, 교통사고로 외상을 입은 일이 있을 때는 손발 저림 원인이 척추질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저림의 가장 큰 원인은 말초신경장애이다. 말초신경장애는 70대 이상 노인에게 많이 나타나고 저림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진료를 받아도 노화 때문이라고 가볍게 취급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 교수는 "예전에 없던 손발 저림이 발바닥이나 발가락 끝, 손가락 끝에서부터 나타나서 점차 올라오고, 보행장애나 젓가락질 사용에 문제가 있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말초신경병증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발 저림은 팔다리의 혈액순환 장애에 의해 나타날 수도 있다.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에 의한 동맥경화증, 흡연에 의한 버거씨병, 하지정맥류, 레이노이드증후군 등이 대표적이다. 혈액순환 장애는 손발 저림 외에도 시림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고 찬물이나 차가운데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되고,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이 하얗게 변하기도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