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27 (토)

이슈 물가와 GDP

11월 물가상승률 3.3%↑…'장바구니 부담' 여전(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통계청 '11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농산물 13.6%↑…30개월만 상승폭 최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3%대 오름세를 유지한 가운데 상승 폭은 넉 달 만에 둔화했다. 정부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로 돌아서면서 올 연말까지 안정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올여름 기상악화 여파로 농산물 가격이 작년과 비교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3%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은 올 1월 5.2%에서 7월 2.3%로 오름세가 꺾였지만, 지난 8월 3.4%, 9월과 10월 각각 3.7%, 3.8%로 상승한 데 이어 넉 달째 3%대에 머물렀다. 다행히 지난달 물가 상승 폭은 전달 대비 0.5%포인트 둔화했다.
아시아경제

2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채소를 살피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오름폭이 꺾인 배경은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전날(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11% 하락한 배럴당 73.2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9월 배럴당 93.68달러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2개월 만에 21.8%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석유류 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5.1%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 떨어뜨리는 데에 기여했다.

물가 변동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 상승률은 3.0%로 지난해 11월(4.3%)부터 감소세를 보이며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렸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큰 주요 144개 품목의 물가 지표인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4% 오르는 데 그치면서 4개월 만에 둔화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내년 1분기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약 90만 배럴 추가 감산키로 했지만, 국제 원유 수요 둔화와 감산 합의가 지켜질지 불확실해지면서 연말까지 물가가 안정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하락 폭이 확대되고, 농축산물, 내구재, 섬유제품 등의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면서 물가 상승을 막아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진단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농산물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13.6% 상승하며 2021년 5월(14.9%) 이후로 2년6개월 만의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신선식품지수 역시 같은 기간 12.7% 올랐다. 신선과실류는 24.6%, 신선채소는 9.5% 각각 상승했다. 사과(55.5%), 오이(39.9%), 파(39.3%), 토마토(31.6%) 등도 크게 올랐다. 올여름 폭염과 폭우로 농산물 및 신선 식품 수급이 줄어든 탓이다.

문제는 신선식품 물가가 단기간 내 안정세를 회복하기 힘들어 서민 장바구니 부담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심의관은 "통상적으로 채소는 생육기간이 짧기 때문에 기상 여건이 좋아지면 많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과실 같은 경우 1년 단위이기 때문에 단기간 내 가격이 하락하기 어렵다"며 "농산물 물가는 기상 여건이나 수급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꺾이지 않는 가공식품 물가도 부담이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5.1% 상승하며 전달(4.9%)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아이스크림(15.6%), 우유(15.9%), 빵(4.9%) 등이 크게 올랐다. 최근 정부가 물가 안정화를 위해 식품 기업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원재료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이 기간 외식비는 1년 전보다 4.8% 올라 지난달(4.8%)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는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지속적으로 운영해 물가·민생 안정에 집중할 계획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및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아직 가격이 높은 일부 농축수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바나나, 닭고기, 대파 등은 11월에 시행한 할당관세 물량이 신속히 반입되도록 유도하고, 12월 초중순 종료 예정이었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를 예비비를 활용해 연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