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지호영 기자 f3young@donga.com |
국민의힘이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1호 인재’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59)가 5일 “어떤 정치권이든 자기희생이 필요하다”며 경기 수원 정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경기 수원 정은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3선을 한 곳으로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험지로 꼽힌다.
이 교수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밝혔다. 자신의 영입을 연일 비판하는 민주당을 겨냥해 “인종주의 같다”며 “민생이라는 것은 왼쪽도 오른쪽도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이 교수는 “원외에서 약자가 얼마나 위험에 빠지는지 현장에서 누누이 봤고, 법이 두루뭉술해 심지어 아이들까지 사고파는 일이 대낮에 벌겋게 일어나는 현실을 봤다”며 “학자로서 연구실에 처박혀 있는 것이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그 많은 빈틈을 채우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맞을지 고민하는 기간이 한 달 정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출마를) 결심해 ‘그렇게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출마 지역에 대해 “제 연고지라는 것은 뻔하다. 제 기억 속에는 수원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모두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학교 정문 앞과 후문 앞의 지역구가 다르다”라며 “저는 주로 학교 후문을 통해 출퇴근을 하는 입장이라 ‘에라 모르겠다. 그러면 제가 아주 잘 알고 있는 후문 앞 지역구에 출마해야겠다 생각했다”고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가장 필요한 것은 변화”라며 “저는 가진 것이 많기 때문에 험지로 간다”고 밝혔다. 그는 “수원은 언제나 민주당이 지배적이고 압도적이었다. 20대, 21대도 민주당 의원 뿐이었던 험지”고 덧붙였다.
이어 “어떤 정치든 자기희생이 필요하다”며 “정치를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부패한다. (정치인들의) 권력은 모두 국민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그 권한은 계속 변화하고 자기희생을 하고 그렇게 다음 세대로 넘겨줘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정치에 발 담그는 순간 예리한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고 정치적인 공격도 많이 받아야 하는데 그런 것을 감수할 자신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지난 대선 때 제가 뭔가 역할을 하게 되면서 굉장히 많은 비판을 받아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신이 좀 피폐해진다고 느꼈다”며 “그럼에도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65세 이상의 일을 별로 할 것 같지도 않고 건강 상태도 그 정도로 좋지도 않아서 그러면 지금 제가 해온 일들의 끝에 제가 생각해 온 일들을 구현할 수 있는 기회로서 제 일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치인이 되어보겠다, 권력을 쥐어보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밝혔다.
● 민주당 향해 “어떻게 정치가 두 쪽만 있나…인종주의·난센스”
정치권에서 여성을 보는 시각, 여성 문제를 대하는 태도 등에 관해 묻는 말에 이 교수는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 등을 언급하며 “제 후손들에게는 그런 말이 다시 나오지 않게 만들고 싶다”며 “그래서 지금 저 같은 사람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또 민주당이 지난 2020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을 두고 ‘피해 호소인’ 용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정치권도 과거보다 나아진 게 없다고 생각했다”며 “아직 그런 용어를 사회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민주당이 자신의 영입에 대해 “황당무계하다”며 “이미 국민의힘 사람이 아니냐”고 비판한 논평에 대해 “인종주의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어떻게 정치가 왼쪽, 오른쪽 두 쪽만 있을 수 있냐”며 “그러니 새로운 영입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사람을 그렇게 양분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nonsense·터무니없는 허튼소리)다”라며 “민생이라는 것은 왼쪽도 오른쪽도 없다. 그냥 다들 너무 힘들게 살고 있고, 그게 좀 나아지면 좋겠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이어 “나도 그런 취지로 지금 국민들의 뜻을 살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교수는 국회의원이 되어 국회에서 꼭 만들어보고 싶은 1호 법안에 대해 “인신매매 방지법”이라고 답했다. 그는 “인신매매가 우리나라에서 포착하기 어려운 건지, (왜 이렇게) 쉽게 일어나는지, (인신매매를)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어떤 처벌 조항과 어떤 함정 수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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