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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가난하면 결혼도 못 한다?…청년 90% "한국 사회 불평등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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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임종철 디자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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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10명 중 9명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뉴스1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3일 발표한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연구 자료에서 이같은 청년 인식에는 '이유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저자들은 한국 사회의 초저출산(합계출산율 1.3명 미만) 원인을 2가지로 꼽았다. 청년층이 느끼는 높은 경쟁 압력과 그에 따른 고용·주거·양육 측면의 불안이다.

이같은 분석에 한은은 청년들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한국 사회를 알아보고자 조사업체에 의뢰해 지난해 말 전국 20~39세 청년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의 84.9%는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의 불평등이 더욱 심각해졌다고 봤다. 절반을 넘는 67.8%는 개인 노력에 의한 계층 이동 가능성이 적다고 봤으며 83.5%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교육 등을 통해 자녀에게 대물림된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양호하다고 보기 어렵고 무엇보다 청년 세대 내부의 불평등도 낮지 않은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가족 형성에서 불평등도 관찰됐다. 연구진이 2020년 한국노동패널 조사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특히 남성의 소득(세후 총 연간 근로소득)이 낮을수록 미혼율이 뚜렷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30대 남성의 소득이 상위 20%에 들면 미혼자는 5명 중 1명꼴(21.5%)이었으나, 소득 계층이 내려갈수록 미혼율은 꾸준히 높아져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30대 남성은 미혼율이 77.2%로 4~5명 중 1명만이 가정을 꾸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세대 내 불평등 수준이 높은 고령층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경제 전반의 불평등도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며 일본의 경우 1980년대 소비 불평등 증가의 절반이 고령화에서 비롯됐다는 연구도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결국 '청년'들이 체감하는 높은 '경쟁 압력'과 고용, 주거, 양육에 대한 '불안'과 관련 있으며 이것이 결혼과 출산의 연기와 포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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