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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中 요소 수출 금지령…韓 다시 찾아온 대란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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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중국내 요수 수급 조절 위해 당국.기업 함께 나서
"수출 증빙서류 갖추고도 항구에 쌓이거나 회수"
정치적 배경이나 특정국가 겨냥 아냐…수출 급증탓
올해 연말 넘어 내년 1분기까지 통제 이어질 수도
중국 의존도 90% 넘어…재고 3달치 확보에도 불안
노컷뉴스

최근 중국 세관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한 가운데 4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주유소에 사용 후 비어있는 요소수 통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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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한국으로 수출되는 산업용 요소 통관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2년 전 요소수 대란을 겪은 바 있는 한국이 다시 한번 비상에 걸렸다.

이번 수출 통제는 중국이 국내용 요소 수급 안정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길면 내년 1분기까지 수출 통제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中 당국.기업 합심해 요소 수출 통제 나서


4일 중국 화학비료 업계와 주중 한국대사관, 그리고 현지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달 초 열린 회의에서 요소 수급 안정과 관련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고, 이후 관련 기업들이 수출량을 조절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화학비료업계 온라인 플랫폼인 중국화학비료망 홈페이지에 지난 1일 게시된 산업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1월 7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회의 이후 중국내 요소수 시세 변동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는 이후 11월 24일 중농과 중화 등 15개 상업비축무역 기업들이 요소수출 총량을 정하는 자율협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당국의 회의 이후 기업들이 나서 수출량을 제한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최근에는 2024년 1분기까지 수출을 전면 금지해 증빙서류를 갖추고도 수출하지 못하고 화물이 항구에 쌓이거나 회수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요소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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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한국으로의 산업용 요소 통관을 보류한 가운데 4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인근 도로변에서 대형화물차 운전기사가 요소수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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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화학비료망 홈페이지에 3일 게시된 또 다른 보고서도 "최근 소식에 따르면 12월 요소 수출이 잠정 중단됐고,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 전까지의 수출이 모두 제한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갖가지 조짐이 요소 수출길이 막혔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 원인에 대해 보고서는 "산시성 진청 지역의 요소 기업이 생산량을 제한했고, 남서부 지역의 천연가스 요소 기업은 천연가스 (공급) 제한으로 공장 가동 중단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국내 공급 보장·가격 안정 정책이 집중되고 있는데, 비수기 비축이 둔화하면 수출도 조여든다"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요소 생산을 위한 천연가스 등 원재료 수급 문제 등으로 중국내 요소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당국과 업계가 요소 수출 제한에 나섰다는 것으로 이는 한국 측이 파악하고 있는 내용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올해 큰폭 늘어난 수출량 조절 나선게 원인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요소수 수출 통제와 관련해 "여러 경로를 거쳐 확인한 결과 정치적 배경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중국 내부적으로 요소 수요가 긴장돼 통관 지연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재호 주중대사도 4일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지난달(11월) 17일 중국 질소비료공급협회가 회원사에 질소 비료(요소 비료의 상위 개념) 수출을 자제하고, 중국 국내에 우선 공급할 것을 제안하는 문서를 발표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지난달부터 요소 수출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고 우리 정부 역시 이를 파악하고 있었다"면서 "이는 특정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닌 중국 국내 수급 조절을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중국의 요소 수출량이 이미 지난해 전체 수출량 보다도 15% 정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원재료 부족으로 중국이 요소 수출을 금지하며 한국에 요소수 대란이 발생한 지난 2021년 중국 전체 요소 수출량의 2/3 수준이라는 점에서 중국 당국이 경각심을 느끼고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당장 요소가 부족해 수출을 제한했다기 보다는 향후 중국내 수급 조절을 위해 수출을 일시적으로 통제한 것으로 파악돼 올해 연말 이후, 내년 초쯤에는 해당 조치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韓 괜찮나? 재고로 3월초까지 버틸 수 있어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은 전체의 91%에 달한다. 지난해 67%로 떨어졌던 중국산 비중이 올해 들어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난 것.

이처럼 2년전 요소수 대란을 겪고도 여전히 중국산 요소 의존도가 큰 한국은 최장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수출 통제 조치를 버틸 수 있는 재고 확보가 중요하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차량용 요소 및 요소수는 3개월분이 넘는 재고가 확보된 상황으로 산술적으로 내년 3월 초까지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없이도 버틸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수출 통제 조치가 더 길어지거나 요소수 대란을 겪은 바 있는 기업과 화물차 운전자 등이 요소수 사재기에 나설 경우 재고가 동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추가 재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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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당장 중국 정부를 상대로 수출 통제 조치 해제를 요청하고 있다. 정재호 대사는 "12월 1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해관총서(세관), 상무부, 외교부에 요소 수입 애로를 제기하고 차질 없는 통관을 요청하는 공한(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한국 측의 요청에 중국 국가발전개혁위는 '관련 내용을 적시에 파악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3개월여 전인 지난 9월 7일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중국 대형 비료제조업체 일부가 신규 수출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자국내 재고가 감소하고 수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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