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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와인 맛보더니 “가짜입니다”…99% 정확도로 잡아내는 ‘소믈리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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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화학물질 분석해 원산지 확인
유럽 ‘가짜 술’ 피해 연간 4조원 넘어
와인 블렌딩·맞춤형 추천 이용 가능


매일경제

와인에 AI 산업이 적용되고 있다. <사진=미드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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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산업을 가리지 않는다. 최근 와인 산업에서 AI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대 알렉산드라 푸젯 교수 연구진은 와인의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가스 크로마토그래피 기법을 이용했다. 크로마토그래피란 혼합물을 분리하는 실험 기법이다. 이 알고리즘은 와인을 구성하는 개별 화합물을 찾는 대신 와인에서 검출한 화학물질을 기반으로 신뢰할 수 있는 특정한 ‘시그니처’를 만들어 낸다. 연구진은 “우리가 본 첫 번째는 특정한 ‘샤토(chateaux)’ 마다 일종의 ‘클러스터’가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빈티지와 무관하게 각 샤토에는 고유한 화학적 특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단 하나의 음을 구분하는 게 아니라 전체 멜로디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샤토는 ‘성’을 뜻하는 프랑스어인데, 와인에 붙은 샤토는 와인 생산지에 붙는 이름이다. 즉 특정한 생산지에서 만들어진 와인을 크로마토그래피로 분석하면 해당 생산지마다 특별한 특징이 발견되고, 이를 AI로 학습시켰다는 의미다.

포도와 토양을 비롯해 기후와 와인 제조 방식 등 다양한 요인이 샤토에서 생산되는 와인에 영향을 미친다. 이 알고리즘은 와인을 샤토 기반으로 확인하는 데 있어서 99%의 정확도를 나타냈다. 반면 빈티지 기반으로 맞추는 정확도는 50%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가짜 와인을 구별해 내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에서 가짜 술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은 연간 30억 유로에 달한다. 올해 초에는 스페인산 술을 프랑스 산으로 바꾸려는 조직이 검거됐는데, 발견된 가짜 수만 500만 병에 달했다고 한다. 푸젯 교수는 “사기 탐지 외에도 이 기술은 와인 블렌딩에 적용될 수 있다”라며 “와인 블렌딩은 훌륭한 샴페인, 와인을 만드는 핵심 단계인데 몇몇 제조사만 수행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도구를 활용하면 블렌딩을 훨씬 저렴하게 할 수 있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케미스트리’에 게재될 예정이다.

스위스 제네바대의 연구 성과가 와인 제조사나 수사 당국이 쓸 수 있다면 개인이 와인을 마실 때 사용할 수 있는 AI도 선을 보였다.

덴마크기술대(DTU) 연구진은 와인을 맛볼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한 뒤 이를 출판 전 논문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올렸다. 연구진은 “AI에 맛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개인적으로 어떤 종류의 와인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알고리즘 개발을 위해 256명의 실험 참가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와인 시음 작업을 수행했다. 와인을 마신 실험 참가자들은 와인 간 맛의 차이를 점으로 표시했다. 맛의 차이가 클수록 점의 거리가 커지는 방식이다. 이 그림을 사진으로 촬영한 뒤 수십만 개의 와인 라벨과 사용자 평가와 결합해 차별화된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의 와인 라벨 데이터와 시음 리뷰를 혼합했을 때 더 정확하게 와인 선호도를 예측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방법을 맥주와 커피에도 같이 적용할 수 있다”라며 “이 기술은 사람에게 제품과 음식 조리법을 추천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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