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유급 육아휴직 사용률(한국은2020년, 다른 국가는2016년 이후 기준).한국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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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초저출산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가 2050년부터 역성장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출생율이 약 0.2명 오르면 잠재성장률이 2040년대에 평균 0.1%포인트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출생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이 느끼는 경쟁압력과 고용·주거·양육 불안을 해소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제안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3일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 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영향·대책’ 보고서에서 현재의 저출산에 대한 효과적인 정책 대응이 없다면 한국의 추세성장률이 2050년대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은 68%라고 밝혔다.
추세성장률이 0% 이하를 나타낼 가능성은 2050년 50.4%에서 2059년 79.0%로 점증하고, 2060년 이후에는 8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합계출산율은 2021년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세계 217개 국가와 지역 기준으로는 홍콩(0.77명) 다음으로 낮았다. 올 3분기에는 역대 최저치인 0.7명을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당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인구 대체 수준은 2.1명, OECD 회원국 평균은 1.58명이다.
한국은 추세가 계속되면 2025년에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3%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2046년에는 일본을 제치고 OECD에서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큰 국가가 된다. 2070년에는 국내 인구가 4000만명 이하로 줄고, 인구 감소율도 연 1%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90%로 나타났다.
한은은 저출산의 핵심 원인으로 청년층이 받는 경쟁 압력과 고용·주거·양육 불안을 꼽았다. 예컨대 한국갤럽이 전국 25-3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경쟁압력 체감도가 높은 그룹의 평균 희망자녀 수(0.73명)는 낮은 그룹(0.87명)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가 46개국 MZ세대(1983∼2003년생) 2만3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생활비를 1위로 꼽은 비율은 한국(45%)이 다른 국가(32%)보다 높았다. ‘재정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응답률은 한국(31%)이 나머지 국가(42%)보다 낮았다.
한은은 저출산 문제해결을 위한 주요 과제로 수도권 집중 완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완화, 주택가격과 가계부채의 하향 안정화, 교육과정 경쟁 압력 완화 등을 꼽았다.
지표상으로는 도시인구집중도, 청년(15-39세) 고용률, 혼외출산비중, 육아휴직 실이용기간, 가족 관련 정부 지출, 실질 주택가격지수 등 6개 지표를 모두 OECD 평균 수준으로 올리면 합계출산율을 최대 0.845명까지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출산율을 0.2명 높이면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에 0.1%포인트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인도 한은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호주는 정부 정책으로 합계출산율이 2001년 1.74명에서 2008년 2.02명까지 높아졌으나 과도한 재정지출 논란이 발생한 후 다시 2022년 1.70명으로 떨어졌다”면서 “출산율을 안정적으로 높여가려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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