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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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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귀환···웹툰으로 돌아온 S.K.T "소설의 근간 변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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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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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20년 전. ‘S.K.T’라는 이름이 한 소설을 떠올리게 하던 때가 있었다. 한국의 통신사 ‘SKT’가 아닌, 미남 기사단의 이야기 ‘스왈로우 나이츠 테일(Swallow Knights Tales)’을 독자들에게 선보였던 김철곤(46) 작가의 이야기다. 특유의 재치 있는 문체와 독특한 캐릭터 설정으로 인기를 모은 ‘S.K.T’는 한국 판타지 소설의 장르를 규정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김 작가는 나우누리, 하이텔 등 PC 통신을 통해 독자들을 처음으로 만났다. 데뷔작 ‘드래곤 레이디(2000)’와 ‘S.K.T(2003)’를 연재하면서 탄탄한 팬층을 쌓기도 했다. 그런 그의 대표작 ‘S.K.T’가 20년이 지난 후 웹툰으로 돌아왔다. 연재처와 형태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작품의 재미는 그대로다. 지난 9월부터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한 동명의 웹툰은 한흔, 구당 작가의 글·그림으로 각색을 거쳐 김 작가가 설정한 방대한 세계관을 담아낼 예정이다.

‘S.K.T’는 기사의 꿈을 간직해 온 전직 호스트 ‘엔디미온’이 스왈로우 나이츠에 입단하면서 벌어지는 파란만장한 모험을 다룬다. 각자의 매력이 빛나는 캐릭터, 명랑한 분위기에 이은 갑작스러운 반전들로 일찍이 만화화의 요구가 빗발쳤던 작품인 만큼 네이버웹툰을 통해 다시 한 번 한국 웹툰 시장에 변혁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경제신문은 최근 웹툰 공개를 두고 김 작가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김 작가와의 일문일답.

-대표작인 ‘S.K.T’가 네이버웹툰에서 새롭게 웹툰으로 탄생했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었습니다. 웹툰을 제작하기 위해 많은 분들께서 정말 긴 시간 동안 노력하신 것을 지켜봤기 때문에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나온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 역시 독자의 한 명으로 두근거리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최근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중년의 세계를 탐험하고 있습니다. 험난하고 괴팍하고 때로는 좀 억울해지는 세계지만 ‘그래도 행복해’라는 주문을 되뇌이며 어떻게든 헤쳐 나가는 중입니다.”

-S.K.T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다면요?

“제 손에서 가장 잘 굴러다니는 캐릭터는 라이오라였습니다. 가장 비인간적인 캐릭터의 가장 인간적인 고민이라는 점에서요. 반면 카론은 제 뜻대로 잘 흘러가지 않는 캐릭터였습니다. 카론이 비정해야 극적 재미가 올라갈 것 같은 상황에서도 결국 모든 걸 바쳐 사람들을 도와주곤 했거든요.”

-실제 웹툰이 공개된 후 댓글들 반응도 추억 속 작품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어 기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웹툰화 과정에서 웹툰 작가에게 특별히 강조한 부분이 있나요?

“웹툰은 하나의 고유한 창작물이고 그 소재로 ‘S.K.T’라는 소설 원작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웹툰의 재미를 최대로 올릴 수 있는 과감한 각색과 해석을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소설과는 또 다른 재미를 독자님들이 즐기실 수 있을 테니까요.”

-데뷔작 '드래곤 레이디'도 지난 7월부터 카카오페이지에서 웹툰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연달아 작품들의 웹툰화를 결정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두 웹툰을 서로 다른 스튜디오에서 오랜 시간 준비하셨는데요. 어쩌다 보니 모두 올해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웹툰화된 작품에서 마음에 든 부분이 있다면요?

“‘S.K.T’와 ‘드래곤 레이디’ 모두 소설과는 다른 도입부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S.K.T’의 인기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재밌는 이야기들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팬덤 또한 단단하고 강력하죠.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 웹툰으로 돌아온 후 체감한 반응이 있나요?

“상당히 오래 전에 발표했는데도 아직도 기억하고 즐겨주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출간 이후에 태어나신 분들도 계셨고요. 과분할 따름입니다.”

-충격적인 전개로 일대 파란을 몰고 왔던 ‘S.K.T 2’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최근 ‘S.K.T 2’의 출판권을 돌려받았다고 밝혔는데, 새로운 소식이 있을까요?

“‘S.K.T 2’를 어떤 형태로 공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2부에서 작품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팬덤의 충격도 컸는데요.

"읽은 분들의 분노와 실망에 대해 매우 죄송합니다. 그 당시 상당히 지치고 허무했던 제 마음의 안 좋은 부분이 원고에 스며들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S.K.T 2’를 전과 다른 분위기로 선택한 이유라면 엔딩을 통해 꼭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좋은 과정 없이는 좋은 결과도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웹툰, 웹소설이 어느 때보다 부흥하는 시대입니다. 형태는 바뀌었지만, 시장의 규모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판타지 소설 1세대로서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조금만 늦게 태어났으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농담입니다.) 지금은 제가 처음 소설을 썼을 때와 매우 많은 부분이 변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쓴 사람의 이야기를 사람에게 들려준다’는 소설의 근간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유행은 늘 존재하고 늘 변하며 기왕이면 즐기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뭐든지 늦는 저의 소설을 오랜 시간 기억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박민주 기자 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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