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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메아리] 총선 블랙홀로 작용할 '쌍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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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특검’ 등장하면 역대급 총선이슈
‘이재명 방탄’vs‘김건희 방탄’ 구도 되나
대국민담화 尹대통령 더 변화하면?

편집자주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선보이는 칼럼 '메아리'는 <한국일보> 논설위원과 편집국 데스크들의 울림 큰 생각을 담았습니다.
한국일보

이재명(앞줄 오른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4월 2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특검법' 신속처리안건 지정 동의의 건에 대한 찬반투표 도중 대화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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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앞둔 정국이 블랙홀에 빨려들 변수는 ‘쌍특검’이다. 대장동 50억 클럽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특검법안의 향배가 연말까지 여야 대치의 핵심 뇌관이 될 것이다. 화두 자체가 여권엔 치명타, 야당으로선 ‘꽃놀이패’란 평가가 주류지만 역풍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여당 인사들은 내년 선거에서 지면 ‘식물정권이 된다’는 위기감을 스스럼없이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 ‘처가 리스크’가 총선 이슈가 되는 건 국민감정상 ‘정권심판론’으로 직결된다. 쌍특검 법안은 올해 4월 27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라 180일의 심사기간을 거쳤고 10월 24일 자동부의됐다. 오는 22일까지 상정되지 않으면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 때 자동 표결에 부쳐진다.

윤 정부 출범 1년 반이 지난 지금이라면 “공정과 정의는 승리한다”는 확신이 생겨날 시점이다. 그런데 국민 가슴속에 자라난 건 냉소와 무력감이다. 윤 대통령의 드라마틱한 등장과 대선승리를 추억하기엔 상당수 국민의 상처받은 마음이 크다. ‘김건희 특검’은 정권이 진퇴양난에 빠질 ‘핵폭탄’이 될 수 있다. 수용하기도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 문재인 정부 ‘친문 검찰’은 이 문제를 무혐의 처리도 기소도 하지 않고 방치했다. ‘한동훈 검찰’은 미적거리고 있다고 야권은 보고 있다. 전가의 보도처럼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의회 권력이 검찰을 불신해 제도적으로 요구한 대통령 가족 특검수사를 회피한다면 국민을 설득하기 난감하다.

거부해도 더불어민주당은 재의결에 들어갈 것이고 민심을 살펴야 할 국민의힘도 내부균열이 불가피해진다. 특검이 활동을 개시하면 연일 회자되는 역대급 총선 이슈가 될 것이다. 60%가 넘는 국민이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고, 거부권 행사는 안 된다고 답한 일부 여론조사도 나왔다.

그럼 여당은 앉아서 당할 건가. 특검 프레임 안에서 대응하진 않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전 경기지사 부부 법인카드 불법사용을 폭로한 공익제보자 건을 공론화할 태세다. 대선 때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과거 ‘이명박 BBK’ 사건처럼 쉽게 와닿기 어려운 이슈였던 반면,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이 판세를 가른 결정타였다는 시각이 많았다. 당시 공익제보자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법카’라는 책을 출간해 도청 공무원들이 온갖 개인 심부름에 동원된 노골적 실상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최근 만난 여당 의원은 필자에게 총선전략을 명쾌하게 설명했다. “‘민주당 찍으면 이재명이 다음 대통령 될 수 있다’고 부각시키면 대선 당시 우리 표가 정신 바짝 차리고 돌아온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은 거대야당으로서 이슈를 주도하지 못한 채 여전히 당대표 재판리스크에 종속돼 있다. 직전 집권세력으로서 국정 노하우나 정보력을 과시하긴커녕 '야당의 무대'인 국정감사조차 활약이 미미했다.

결국 총선은 ‘이재명 방탄당’과 ‘김건희 방탄당’의 대결구도가 되기 십상이다. 양 진영은 이 지경이 된 데 대해 국민에게 미안해해야 한다. 국민이 여야 그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 상황이라면 정치가 희망을 준다는 가설은 망상이나 다름없다. 윤 대통령이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 처음으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159명이 희생된 이태원 참사 때와 사뭇 다른 태도였다. 너무나 늦었지만 대통령이 향후에도 계속 국민 심경에 반응한다면 민주당은 긴장해야 할 것이다. ‘공정과 상식’에 다가서고 국민을 냉소와 위선, 무력감에서 해방시키는 쪽에 유권자의 마음이 열릴 것이다. 백지상태에서 총선 레이스는 이제 시작됐다.

박석원 논설위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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