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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경주에 뜬 '이 구름' 지진운?…SNS선 "무섭다"는데 과학계 "근거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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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1일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전날 규모 4.0 지진이 발생한 경주에서 2주 전인 지난달 11일 지진운이 관측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진운은 양털 띠 모양 구름이 수평으로 나열된 형태를 일컫는 말로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 '양털 띠 구름'은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사진=X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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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경북 경주에서 올해 내륙에서 가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하자 그 전에 지진운을 관측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과학계에서 지진운은 지진의 전조 현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일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전날 규모 4.0 지진이 발생한 경주에서 2주 전인 지난달 11일 지진운이 관측됐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지진운은 양털 띠 모양 구름이 수평으로 나열된 형태를 일컫는 말로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흔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학계에서 '양털 띠 구름'은 지진의 전조현상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지진이 발생하기 전 전자파가 방출되며 구름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까지 퍼졌지만 이는 낭설에 불과하다. 방출 양이 미미할 뿐더러 전자파는 번개와 관련 있을 뿐 구름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없다.

조창수 한국지질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구름이 발생하거나 그 모양이 변하려면 바람도 있어야 하고 (지표면) 온도 변화도 있어야 한다"며 "지진과 온도 변화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진 게 없다"고 밝혔다. 서용석 충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진운은) 과학적으로 접근할 부분이 하나도 없는 예능적인 영역"이라고 했다.

종합하면 '양털 띠 모양 구름'은 자연스러운 대기 현상일 뿐이다. 대기 상층에서 바람은 파동 형태로 부는데 바람이 상승하면서 온도가 낮은 응결점을 만나 구름이 되는 원리다. 반면 하강하는 부근에선 구름이 안 생기기 때문에 지상에서 보면 양떨 띠 모양의 구름이 연속적으로 나열되는 형태로 보인다.

오재호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명예교수는 "이런 구름은 흔히 나타난다"며 "사람들이 지진을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하늘을 보니까 모든 걸 갖다붙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하게 돌고래가 집단 좌초하는 현상이 지진의 전조라는 주장도 근거가 빈약하다. 동일본 대지진 전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적은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호주 남동부 한 섬에서 둥근머리돌고래 230여마리가 집단 좌초했다. 같은 장소에서 2020년 9월에도 참거두고래 270여마리가 좌초되기도 했다. 하지만 호주 해당 섬에선 두 번 모두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다.

조 센터장은 "과학에서는 항상 반복돼야 하는 반복성이 중요하다"며 "돌고래 떼죽음이 있다고 무조건 지진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지진 이전에 항상 그런 일이 있다고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인과 관계가 없다"고 했다.

지진을 예측하는 일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이 같은 낭설이 퍼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 과학 기술력으로는 지진이 언제 발생할지, 강도는 얼마일지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먼저 지표 아래에 단층이 얼마나 있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한국의 경우에도 전날 지진이 발생한 동남부에 14개의 단층이 있는 것을 파악한 때가 불과 올해 초다. 이마저도 숨은 단층이 더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암석이나 지층은 매우 느린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단시간에 변화를 측정하기 어렵다.

현재 수준에서 지진의 가장 명확한 신호는 발생 직후 방출되는 P파다. P파는 진동이 크고 강력한 S파가 도착하기 전에 도달해 기상청 조기 경보의 근거가 된다. 이에 기상청은 조기경보가 울렸을 때 △신속한 대피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이용 △이동 시 머리 보호 △낙하물 주의 등 초기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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