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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K-약용식물 '광대싸리'에서 신경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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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KAIST 화학과 한순규 교수 연구팀이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제 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수프라니딘 B’를 천연 추출물에서 단 세 단계만에 간단하게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프라니딘 B’는 국내 자생 약용식물인 ‘광대싸리’에서 발견되는 천연물의 하나로, 신경세포의 신경돌기 성장을 촉진해 퇴행성 신경질환이나 신경 절단 등 현재는 난치성인 신경질환의 치료제로 기대되는 물질이다. 그러나 식물 1 킬로그램당 추출량이 0.4 밀리그램에 그칠 정도로 극히 적고 정제 또한 어려워 연구에 제한점이 많았다.

한 교수 연구팀은 이를 생체모방 합성 전략으로 간단하게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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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라니딘 B의 합성과정 [사진=K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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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라니딘 B’를 포함한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는 국내 자생 약용식물인 ‘광대싸리’에서 발견되는 천연물 군으로, 항암 및 신경돌기 성장 촉진 등 다양한 약리 활성을 보여 수십 년간 합성화학계의 관심을 받아온 물질이다.

이들 물질 군에는 기본 골격으로부터 산화되거나 사슬처럼 연결된 형태를 갖는 100여 종의 초복잡 천연물들이 존재하는데, 상대적으로 간단한 기본 골격체의 합성은 잘 정립되어 있었던 반면, 초복잡 화합물의 합성은 난제로 남아 있었다. ‘수프라니딘 B’도 광대싸리 유래 초복잡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의 하나다.

한 교수 연구팀은 광대싸리에서 대량 추출되는 세큐리네가 기본골격 천연물인 알로세큐리닌(allosecurinine)과 시중에서 값싸게 구할 수 있는 누룩산(kojic acid) 유래 물질로부터 단 세 단계 만에 수프라니딘 B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수프라니딘 B의 세계 최초 합성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질로부터 고부가가치 화합물을 간단하게 만들어 낸 일종의 `분자 연금술'이라 볼 수 있다. 수프라니딘 B와 같이 복잡한 천연물을 이렇게 짧은 과정으로 합성해 낸 사례는 몹시 드물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생체모방 합성(biomimetic synthesis)은 자연이 천연물을 합성하는 과정(생합성)을 모방해 복잡한 천연물을 합성하는 연구 방식이다. 합성 과정에서 생합성 경로에 존재할 것으로 여겨지는 중간체들의 화학적 반응성을 탐구할 수 있으므로, 해당 물질의 생합성 경로를 더욱 깊게 이해할 기회를 제공한다. 세큐리네가 알칼로이드는 1956년 최초로 발견됐으나 현재까지도 생합성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한 교수는 "이번 연구로 수프라니딘 B를 간단하게 생산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초복잡 세큐리네가 천연물의 생합성에 대한 이해 또한 높일 수 있었다"며 "고부가가치 국내 자생 약용식물을 합성화학적으로 또는 합성생물학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학문적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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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화학과 한순규 교수와 강규민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제1저자) [사진=KAI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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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화학과 강규민 석박사통합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지난 11월 2일 게재됐다. (논문명 : Synthesis of Suffranidine B).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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