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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尹, 엑스포 참패 이후 이틀 연속 일정 취소... 거부권, 개각 줄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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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무산과 관련한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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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예정된 공식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장고'에 들어갔다. 전날 새벽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투표 참패 이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엑스포의 충격에서 벗어나 정국 구상에 몰입하려는 행보로 읽힌다.

당장 재의요구권(거부권), 대규모 개각 등 현안이 즐비하다. 이날 대통령실 조직을 개편해 분위기 쇄신의 신호탄을 쏘긴 했지만, 윤 대통령이 내놓을 카드가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친다면 엑스포의 파장이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당초 이날 오전 제3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돌연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바뀌었다. 저녁 시간에 잡혔던 국민통합위원회 지역협의회 첫 전체회의에도 불참하고 이관섭 신임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보냈다. 전날 오후 국방혁신위원회 3차 회의를 행사 당일 갑자기 순연한 것에 이어 세 차례 연속 일정을 취소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일정을 소화하는 대신 내부적으로 업무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윤 대통령이 이틀 연속 공식 일정을 취소하는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취소한 일정들의 의미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방혁신위는 윤 대통령이 직접 1·2차 회의를 주재하며 중요성을 부각해왔다. 국정과제 점검회의는 임기 3년차를 앞두고 핵심과제를 다듬고 홍보하기 위한 중요한 일정이다. 특히 이번 회의의 경우 최근 강조하는 민생과 소통의 연장선에서 국민 패널들을 초대해 어려움을 듣는 형식으로 기획된 행사였다. 최근 국민통합위 성과를 극찬해 온 것을 감안하면 통합위 지역협의회 첫 회의에 가지 않은 것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엑스포 결선 투표 진출 실패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석패' 이상의 결과를 예상하고 있던 상황에서 뜻밖의 '참패'를 당하자 정국 우선순위를 재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12월 초부터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인사와 대규모 개각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날 대통령실 개편과 수석 인사를 전격 발표하며 일정을 앞당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각 또한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장은 '국방' '민생' '국정과제' '통합' 등 일상적인 메시지 전달에 주력하기보다 엑스포 참패에 대응하고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훨씬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겹겹이 시험대가 예고돼 있는 점도 부담이다. 대통령실 참모는 "엑스포 결과를 논외로 해도 현안 자체가 너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장 야당이 강행 처리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여부를 12월 2일까지 행사해야 하는 만큼, 1일 임시국무회의를 거쳐 거부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보고되면서 풀어야 할 숙제는 하나 더 늘었다.

특히 인사에 대한 고심이 깊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주 초부터 10명 안팎의 장관 교체 인사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인데,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려면 철저한 검증은 물론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의 굴레에 갇혔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참신한 인물의 발굴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날 대통령실 개편과 수석급 전원 교체로 첫발은 뗐다. 다만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상황을 종합해 보고해온 김대기 비서실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향후 부담요인으로 부각될 우려는 남아있다. 이에 기존 인사 카드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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