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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육아휴직 중인 간호사, 백화점 엘리베이터서 쓰러진 60대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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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더현대 서울에서 협심증 환자 쓰러져
심장내과 간호사 이원정씨, 즉시 CPR 돌입
1분여 만에 의식 회복... "간절하게 임했다"
한국일보

25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진 60대 남성을 구한 이원정 간호사가 S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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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백화점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진 60대 남성이 우연히 함께 탑승한 간호사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30일 현대백화점 그룹 측에 따르면 25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60대 남성 A씨가 심정지로 갑자기 의식을 잃고 고꾸라졌다.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A씨가 쓰러지자 옆에 있던 아내는 놀라서 어쩔 줄 모르고 허둥댔다. 그때 엘리베이터에 함께 타고 있던 한 여성이 곧장 A씨를 바닥에 똑바로 눕히고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여성이 쉬지 않고 심폐소생술을 지속한 지 1분여 뒤 A씨가 의식을 되찾았다. 여성은 그제야 안도하며 A씨 부부를 끌어안았다.
한국일보

25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진 60대 남성 A씨를 심폐소생술로 살린 용인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임상전담 간호사 이원정씨. 이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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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를 극적으로 살린 이 여성은 용인 세브란스병원의 심장내과 임상전담 간호사 이원정(32)씨였다. 지난해 쌍둥이를 낳고 육아휴직 중인 이씨는 이날 가족과 백화점을 찾았다. 이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A씨의 눈동자가 돌아가는 걸 보고 의식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숨소리가 거칠게 들렸기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정지 상태에선 골든타임이 가장 중요해 간절하게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함께 있던 이씨의 남편은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아내가 오늘 생명을 살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며 상황을 생생하게 알렸다. 이씨 남편은 "아내가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제발! 제발!'이라고 외치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들린다"며 "TV에서만 보던 돌발 상황을 마주하자마자 생각할 틈 없이 심폐소생술을 해 한 생명을 살린 아내가 정말 대단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평소 협심증을 앓던 A씨는 심장약을 복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의 신고로 119 구급대가 도착했을 무렵, A씨는 이미 의식을 회복하고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걸어 나갈 수 있었다. 이후 A씨는 인근 병원에서 간단한 진료만 받고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그분(이씨) 덕분에 한 번 더 사는 것 같다"며 "열심히 살겠다. 꼭 한 번 찾아뵙고 싶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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