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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공천권 달라'는 인요한의 욕심... 길 잃은 국민의힘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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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권 준다는 말 허언 아니라면 날 공관위원장으로"
김기현 "공관위원장 되려고 혁신위 활동했나" 거절
金 불출마하고 공관위원장은 제3자에... 절충안 거론
"당내 난맥상 심각해 결국에는 尹이 나설 것" 관측도
한국일보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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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당 지도부에 공천관리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다. 지도부와 친윤 핵심의원들이 불출마와 험지출마 모두 거부하자 이들을 총선 공천에서 직접 배제하겠다며 '셀프 추천' 초강수를 던진 셈이다.

하지만 공천과정의 조연에 그쳐야 할 혁신위가 주연을 자처한 것은 과도한 욕심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혁신위가 강조해 온 '희생' 기조와도 어긋난다. 당장 김기현 대표는 인 위원장 발언을 일축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양측의 파열음이 커지면서 여권 전체가 격랑에 빠질 조짐이다.

인요한 "전권 준다는 말 허언 아니라면 날 공관위원장으로"


인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A4용지 세 장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혁신위의 제안을 공관위로 넘기겠다는 일반적 답변으로 일관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면서 “혁신위에 전권을 주신다고 공언하셨던 (김 대표의) 말씀이 허언이 아니라면 저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요구에 대한 지도부의 답변 시한은 나흘 뒤인 12월 4일로 못 박았다.

인 위원장은 “저 자신부터 먼저 희생하겠다”며 “이번 총선에서 서대문 지역구를 비롯한 일체의 선출직 출마를 포기하겠다”고도 했다. 공관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 후보 공천 심사를 관장해 권한이 막강하다. 용퇴 당사자로 거론된 의원들이 응하지 않을 경우 공관위원장 자격으로 직접 이들의 거취를 정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혁신위는 이날 “혁신 조치의 진정성 담보를 위해 당 지도부,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부터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 등 희생의 자세를 보여주기를 요구한다”는 혁신안을 의결했다. 앞선 인 위원장의 개인 권고를 혁신안으로 격상하며 압박 강도를 높였다.
한국일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추천 요구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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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공관위원장 되려고 혁신위 활동했나" 단칼에 거절


김 대표는 인 위원장 요구를 단칼에 거절했다. 답변 시한도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그간 혁신위 활동이 인요한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김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기가 막힌다" "인 위원장이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이 추대하면 몰라도 본인이 먼저 나서면서 자리를 탐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외부에 있던 분들이 정치에 들어오면 물러가야 할 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발언이 세지는 경우가 있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강민국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혁신위는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한 당의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곳이지 의원들의 정치적 생명을 쥐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옥상옥이 아니다"라고 견제했다.

진의를 읽어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한 당내 인사는 "인 위원장의 목적은 지도부, 친윤 핵심의 용퇴를 관철시키는 것이지 공관위원장 자체는 아닐 것"이라며 "선출직 출마도 포기한 만큼 자리 욕심 프레임으로 몰아붙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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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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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불출마하고 공관위원장은 제3자 주는 절충안 거론... "尹 나설 것" 관측도


공관위원장은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임명하는 자리다. 현재로선 김 대표와 뜻을 함께할 최고위원들이 많아 인 위원장의 요구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다만 혁신위가 좌초할 경우 부담은 지도부의 몫이다. 이에 김병민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의 실패는 우리 당 지도부의 실패가 될 것"이라며 인 위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김 대표가 혁신위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요구를 수용하면서 대표직을 지키는 대신 공관위원장은 제3자에게 맡기는 절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논란이 이어지자 혁신위도 입장문을 내고 "혁신위의 (지도부 등의 희생)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공관위원장을 요청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한 발 물러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교통정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 관계자는 "대통령실 조직을 개편하는 등 본격적인 혁신에 나선 윤 대통령이 당내 난맥상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
이다영 인턴 기자 da0203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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