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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짜리 토이푸들과 함께 사는 A(27) 씨는 이달 초 반려견을 위한 일회용 신발을 구입했습니다.
지난달부터 국내 곳곳에서 빈대 출몰 소식이 들려오자 반려견이 산책 도중 혹여라도 빈대에 노출될까 걱정돼서입니다.
최근 빈대에 대한 시민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반려동물이 빈대에게 물릴까 봐 걱정하는 반려인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온라인 카페에서도 반려동물이 빈대에게 물릴 가능성과 예방법, 물렸을 경우 대처법 등을 묻는 글이 종종 올라오고 있습니다.
A 씨는 오늘(30일) "빈대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저를 포함한 가족들도 강아지 걱정을 가장 많이 했다"며 "빈대 물림 방지용품들을 자연스럽게 찾아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요즘 산책 때마다 반려견에게 일회용 신발을 신기고 옷도 꼭 챙겨 입힙니다.
털을 평소보다 조금 더 짧은 길이로 관리하면서 산책 후 털 사이사이를 세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반려견 세 마리를 키우는 강 모(28) 씨는 최근 산책 시간을 하루 3∼4시간에서 20분 정도로 대폭 줄였습니다.
산책을 마친 뒤에는 책장을 넘기듯 꼼꼼히 반려견들의 털 사이사이를 확인하고 발바닥, 배, 얼굴, 귓속까지도 살펴봅니다.
강 씨는 "빈대에게 물리면 모기보다 더 가렵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원래 피부가 안 좋은 강아지가 있어 몸을 긁다가 2차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며 "요즘에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을 정도로만 산책시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산책이 필요하지 않은 고양이와 함께 사는 반려인들도 빈대 걱정이 큰 건 마찬가지입니다.
4살짜리 고양이와 함께 사는 정 모(30) 씨는 이달 해외 여행을 다녀온 뒤 집 밖에서 캐리어를 열고 짐을 정리했습니다.
정 씨는 "해외에서 빈대가 옮겨붙었을까 봐 모든 짐에 스팀다리미 증기를 분사했다"며 "빈대가 집 안에 들어오면 말 못 하는 고양이가 병에 걸릴까 걱정돼 사전 예방을 철저하게 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3살짜리 반려묘를 키우는 김 모(29)씨도 최근 외출 후에는 입고 나갔던 옷이나 가져온 짐을 소독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서서 간다고 전했습니다.
김 씨는 "아픈 곳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양이가 빈대에게 물리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이 빈대에게 물릴 가능성은 사람에 비해 적지만 적절한 예방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강아지나 고양이는 털이 많아 빈대가 그 사이로 들어가 흡혈하기가 쉽지는 않다. 다만 털이 비교적 없는 배 부위 등에는 물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성대 전남대 수의과학대학 교수는 "빈대는 사람 피를 선호하지만 드물게 개와 고양이 등 동물도 공격해 흡혈한다"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빈대가 양계장에서 닭들을 흡혈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빈대 물림을 방지하기 위해 살충제 등 빈대 퇴치용 약제를 뿌리는 방법도 있지만 반려동물에 직접 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 교수는 "빈대는 야외가 아니라 실내에 서식하기 때문에 반려견을 산책시키면서 빈대가 붙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며 "반려인이 외부에서 빈대를 붙여오지 않도록 주의하고 빈대가 집 안에 서식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신 교수는 "빈대가 사람이나 동물에 붙어 흡혈하는 시간은 하루에 10분 이내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침대 매트리스를 포함한 주변 서식지에서 보내기 때문에 반려동물 몸이 아닌 빈대 서식지에 살충제를 뿌려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반려동물용 퇴치제는 빈대 감염증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으로 효능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만약 반려동물이 빈대에게 물렸을 경우에는 털이 몸을 덮고 있어 상처가 잘 눈에 띄지 않으므로 극심한 가려움증을 호소할 경우 동물병원에 방문할 것을 권했습니다.
신 교수는 "일차적으로 병원에서 반려동물용 항히스타민제를 처방받아 가려움증을 없애줘야 한다"며 "빈대가 출몰한 생활 공간은 방역업체에 의뢰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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