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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사설] 고배 마신 엑스포 유치, 냉엄한 국제현실 돌아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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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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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2030 세계박람회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부산은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의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29표를 얻는 데 그쳐, 119표를 싹쓸이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에 완패했다. 당초 우리나라는 1차 투표에서 사우디를 저지한 뒤 결선 투표에서 역전을 노린다는 전략이었지만 사우디는 1차에서 3분의 2 이상 표를 얻으며 개최지로 확정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를 총지휘하고 책임을 진 대통령으로서 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린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며 "모든 것은 제 부족의 소치"라고 고개를 숙였다.

각국이 사활을 거는 국제행사 유치 경쟁에서 우리가 항상 승리할 순 없다. 그러나 엑스포 유치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막판 성공 기대감이 잔뜩 부풀려진 상황 등을 감안하면 ‘119대 29’란 압도적 표차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국가사업인데도 중앙정부가 너무 늦게 뛰어든 탓이 크다지만 다른 실패 원인들도 찾아내 반성하고 책임져야 같은 실수를 막을 수 있다. 냉철한 분석으로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펴는 대신 ‘열심히 뛰면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와 희망 섞인 관측으로 판세를 오판하고 현실을 오도한 건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그럼에도 엑스포 유치전 중 우리 외교와 경제 울타리가 넓어진 건 귀한 자산이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인은 지구 500바퀴에 가까운 거리를 오가며 182개국 3,000여 명의 정상 및 각료급 인사와 만났다. 정식 수교로 이어진 태평양 도서국과 수교 후 첫 정상회담을 가진 나라도 적잖다. 엑스포로 맺은 인연을 계속 발전시켜 상호 협력과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게 과제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12년 만에 민관이 다시 ‘원팀 코리아’를 가동하며 대한민국이 하나가 된 건 의미가 적잖다. 유치전은 끝났지만 지금 이 시간에도 국가 간 '경제 엑스포'는 한창이다. 저출산 고령화와 양극화 문제를 극복하고 3대 개혁의 속도를 내기 위해선 국민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 원팀 코리아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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