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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국민의힘, 공천 '물갈이' 속도전... '尹 낙하산'·이준석 신당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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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중순 공관위 출범"... 물갈이도 빨라질 듯
영남권 의원들 불만 "만만한 게 TK냐"
낙하산 공천, 이준석 신당 합류 여부 변수
한국일보

이만희(오른쪽)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총선기획단 회의에서 배준영 당 전략기획부총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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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역의원 대폭 '물갈이'를 예고한 국민의힘이 뒤숭숭하다. 대상으로 지목된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이들이 대열에서 이탈해 '이준석 신당'에 합류하거나 대통령실 출신들의 '낙하산 공천'으로 혁신의 진정성이 퇴색할 수도 있다.

"내달 중순 공관위 출범"...속도전에 물갈이도 빨라질 듯


당 총선기획단은 29일 회의를 열고 공천관리위원회를 이르면 내달 중순 발족하기로 했다. 배준영 전략기획부총장은 “공관위를 12월 중순이나 늦어도 12월 말까지 하려고 한다”며 “지난번 총선에 비해 한 달 정도 앞당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속도전의 배경에 대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빨리 발굴해 현장에서 빨리 뛰게 해 총선 승리 확률을 높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외부인사를 더 많이 영입하려면 더 많은 현역의원들이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배준영 부총장은 앞서 라디오 인터뷰에서 “2008년 우리 당(당시 한나라당)의 현역 물갈이 비율이 민주당보다 두 배가 높았는데 저희가 크게 앞서면서 승리했다”며 대대적 물갈이를 강조했다. 당시 18대 총선을 앞두고 현역의원 교체 비율이 한나라당은 38.5%에 달한 반면 민주당은 19.1%에 그쳤다. 선거 결과 한나라당이 153석을 챙겨 81석을 얻은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에 압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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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총선이 치러진 2008년 4월 9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지도부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표 방송을 보며 안상수 원내대표의 당선 유력 결과를 지켜보며 웃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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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의원들 불만 "만만한 게 TK냐"


영남권, 특히 대구·경북(TK) 현역 의원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89명 가운데 영남 의원은 56명으로 62%에 달한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표밭이 유리해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선수 교체 부담은 적은 곳이다.

자연히 TK 의원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의원은 본보와 통화에서 "지도부가 총선 승부처인 수도권 민심을 얻기 위한 정책 개발과 민생 이슈 발굴에 힘을 써야지 영남 의원에게 모멸감을 줘서 표를 얻겠다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라며 "민주당은 당무감사 결과는 참고만 한다는데 우리는 왜 컷오프(공천 배제)까지 운운하느냐, 월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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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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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공천 프레임, 이준석 신당에 결합 가능성 등 변수


공천 물갈이가 대통령실 참모, 검사 출신을 비롯한 윤석열 대통령 측근에게 유리한 지역구를 비워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홍석준(대구 달서갑)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물갈이를 하더라도 '나쁜 물'이 들어오면 안 되고 좋은 물갈이가 돼야 한다. 좀 더 투명하고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2월 27일 창당을 예고한 이준석 신당도 변수다. 물갈이로 공천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대거 신당에 합류해 국민의힘을 겨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총선 당시 공천에서 배제된 친박계 의원들이 '친박연대'라는 신당을 만들어 영남에서 돌풍을 일으킨 전례도 있다. 친박연대만 당선자 14명을 냈고, 비슷한 계열의 '친박 무소속 연대'도 당선자 12명을 배출했다. 당 관계자는 "물갈이 범위와 시점을 정하는 데 이준석 신당도 변수"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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