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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엑스포 유치’ 사우디 제2중동 붐 이끄나…긍정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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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열린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2030 세계박람회 유치 최종 프레젠테이션(PT)을 마친 뒤 사우디 측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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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재계가 협업에도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실패했다. 막대한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벽은 그만큼 높았다.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로 인해 중동 사업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은 수혜를 간접적으로 얻게 됐다. 국내 대형건설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사우디의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인 네옴시티 협력이 기대되는 만큼 이번 엑스포 유치도 ‘제 2의 중동 붐’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다만 과도한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평가다.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네옴시티 사업이 커다란 ‘청사진’을 갖고 있으나 실현 여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있어서다.

“사우디 엑스포 유치, 비전2030 추진 탄력”…국내 기업도 수혜

29일 외신은 이번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 성공으로 빈 살만 왕세자의 탈석유 프로젝트 사업인 ‘비전 2030’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는 “빈 살만 왕세자의 야심한 변혁 프로그램인 비전 2030을 추진하는 데 있어 금상첨화”라고 평가했다.

사우디의 대규모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은 지난 2016년 4월 빈 살만 왕세자가 발표한 국가 발전 사업으로, 석유 중심의 자원의존 경제를 탈피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구체적으로는 △오일머니 탈피 △이란의 중동패권국가 부상 견제 △실업률 해소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 마련 등이 있다.

비전 2030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경우 국내 기업도 간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비전 2030 사업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서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우디의 국가 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첨단 스마트 시티를 건설한다는 담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 한국기업은 이 가운데 약 34조원 규모의 터널, 건축구조물, 항만 등 인프라 구축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은 2022년 네옴시티 ‘더 라인’ 사업 중 1조3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HD현대는 사우디 국영기업인 사우디아람코개발회사와 바흐리와 협업해 축구장 700개 넓이인 496만㎡ 부지에 합작 조선소(IMI)를 건설하고 있다.

“낙관적 전망은 금물”…부정적 전망도

다만 네옴시티 프로젝트 사업이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았기에 리스크도 동반하고 있다는 평가다. 스마트시티 건설의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네옴 프로젝트의 명확한 마스터플랜이 현재까지 공개된 적이 없으며, 하위 사업들이 수시로 변해왔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KIEP 세계지역연구센터는 “네옴 프로젝트의 불확실성 및 사우디의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바, 우리 기업들은 공사 지연 또는 수익 손실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우디 정부는 네옴 프로젝트의 첫 번째 단계를 약 3200억 달러의 비용으로 2025년까지 완료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최종 완공 예상 연도, 프로젝트의 모든 단계와 각각의 타임라인, 소요 비용 등 전체 프로젝트에 관한 세부 내용은 공개된 바가 없다”고 진단했다.

KB증권 장문준 연구원도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향후 수년간 다수의 프로젝트 발주에 나설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적다”면서도 “다만 업체들 입장에서는 수행 단계에서의 변수가 고민일 것으로 판단된다. 위치적으로 외진 사업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될 경우 전반적인 인력 및 자재의 적시 조달, 인건비 등 비용상승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외신도 비판적이다.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네옴시티에 대해 “과학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도시계획”이라며 “아마 도시 건축을 위한 예산을 감당하지 못해 좌초될 것”이라고 혹평했다. 위기 분석 전문 기관인 메이플크로프트는 “전례 없는 규모와 사업 비용에 비춰볼 때 전체적으로 네옴의 실현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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