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3천500여명 운집…"연금 민영화 압박에서 국민연금 지켜낼 것"
공단 "비조합원 등 배치로 민원 업무 차질 없어, 내일 복귀"
국민연금 노조 하루 총파업 |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국민연금 노조)가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본부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서울, 경기, 강원, 부산 등 전국에서 모인 노조원 3천500여명(경찰 추산 3천300여명)은 추운 날씨에도 두꺼운 점퍼를 여미고 거리로 나섰다.
이는 국민연금공단 전체 직원의 80% 수준이다.
이들은 앞뒤로 '직무급제 반대', '연금 개악 저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투쟁'의 머리띠를 둘렀다.
왕복 2차선 도로를 가득 메운 노조원들은 "연금 공공성을 강화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시작했다.
국민연금 노조는 직무성과급·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폐기, 실질임금 인상, 국민연금 노후 소득 보장 강화, 국민연금 기금 개악 시도 중단·공공성 확대 등을 주장하며 사측과 임단협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단상에 오른 이재강 국민연금 노조 위원장은 "연금 공공성 강화, 직무급제 저지, 실질임금 쟁취를 위해 오늘 하루 일을 멈추기로 했다"며 "지난해 노사 합의 사항은 이행되지 않았고 인건비 잠식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집회 개최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느 것 하나 해결하지 못한 사측은 도리어 구성원의 생애 임금을 깎는 직무급제 도입을 강요했다"며 "이는 능력과 관계 없이 자리만 바꾸면 임금이 달라지는, 긍정적인 요소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몹시 나쁜 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처음에는 기금 소진을 방지하기 위해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연금 개악을 한다고 했다가, 최근에는 핵심 수치가 빠진 '맹탕 연금 개혁안'을 내놨다"며 "세대별 보험료 차등 인상, 확정기여 방식 전환 등은 사적연금 시장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끝으로 "사용자가 신뢰를 저버린다면 우리는 당연히 싸워야 한다"며 "연금 민영화의 압박에서 국민연금을 지켜내고 재벌과 관료들이 만든 잘못된 세상을 우리 연금 노동자가 바꿔내자"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노조 하루 총파업 |
이후 이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연금 노조원 일부가 임원 면담을 위해 국민연금공단 9층으로 올라갔으나 만남은 불발됐다.
집회를 이어간 노조는 조합원 전체 명의의 결의문을 통해 "사측은 (직무급제로) 노동자 간 갈등을 부추기면서 일터를 전쟁터로 만들고 있다"며 "자본의 편에 서서 사적연금을 활성화하고 국민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 기능을 위태롭게 하는 정부는 과연 누구의 정부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우리는 정부의 반노동 정책에 맞서고 실질임금 인상을 쟁취할 것"이라며 "국민연금의 공공성과 국민의 노후를 지키는 정의로운 투쟁을 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집회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의 연대사, 민중가수 공연, 파업가 제창 등으로 채워져 1시간 40여분 만에 끝났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총파업 참여 인원이 빠진 자리에 비조합원 등을 배치해 민원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다"며 "파업 동참자들도 내일부터는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do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