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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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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옵션 시행 3개월…저축銀 퇴직연금 '이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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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시행되면서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잔액이 대거 이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아직까진 잔액 증가세가 이어졌다. 저축은행의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가입자는 금리에 따라 적극적으로 상품을 선택하기 때문에 디폴트옵션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퇴직연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의 지난 9월말 퇴직연금 잔액은 30조5414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30조4306억원보다 0.4% 증가했다.

지난 7월부터 디폴트옵션이 가동됐으나 예상과 달리 대규모 자금 이탈은 없는 상황이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운용 상품을 지정하지 않으면 미리 지정한 상품으로 적립금을 자동 운용하는 제도다.

당초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이 디폴트옵션에서 제외되면서 저축은행의 수신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은행·증권·보험사 등이 만든 디폴트옵션 상품을 승인하고 있는데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은 여기에서 제외됐다.

저축은행 업계는 디폴트옵션의 영향이 앞으로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상품을 지정하지 않을 때 가동하는데 저축은행의 퇴직연금을 선택한 가입자는 능동적인 투자 성향을 가졌을 가능성이 커서다. 일반 정기예금 상품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금리는 은행보다 높다.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면 은행으로 이탈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저축은행은 수신을 모집하려 할 때 금리를 은행 대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달까지의 추이를 봤을 때 디폴트옵션에 따른 이탈이라고 말할 정도의 변화가 없다"며 "만약 자금 이탈이 심하다 해도 금리를 높이면 잔액 이탈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도 "요즘 증시가 좋지 않아 퇴직연금을 넣을 곳이 마땅찮다"며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저축은행 고객은 디폴트옵션이 시행됐다고 해서 은행으로 옮겨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저축은행의 금리 매력도가 떨어져 디폴트옵션과 관계없이 퇴직연금 만기가 도래하는 연말이 되면 잔액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실제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잔액은 지난 3년간의 추이와 비교했을 때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2021년엔 전년 대비 잔액이 7조4359억원(55.2%) 늘었고 지난해 한해 동안은 9조5418억원(45.6%) 유입됐다.

지난해까진 저축은행이 수신 확보를 위해 퇴직연금 금리를 높게 가져갔지만 올해는 업황 악화로 대출이 중단되면서 수신을 모집할 유인이 줄어 금리가 낮아졌다. 퇴직연금이 전체 수신 잔액의 40%를 차지하는 페퍼저축은행이 다음달 적용하는 퇴직연금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연 3.50%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올해 12월에 적용하는 퇴직연금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인 3.72~4.15%보다 낮다. 퇴직연금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마저 은행보다 금리를 낮게 가져가고 있는 셈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다음달말 퇴직연금 만기가 도래해도 지난해만큼 금리가 치솟진 않을 것 같다"며 "그렇게 되면 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가입자가 저축은행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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