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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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유통업체들의 거래 질서가 대체로 퇴보했다. 과열 경쟁으로 납품업체에 배타적거래(경쟁사 배제)를 요구하는 등 불공정행위가 끊이지 않았던 탓이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가 CJ올리브영·무신사 등 대규모 H&B(헬스&뷰티)·패션 업체들을 실태조사에서 배제한 것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적잖다.
공정위가 27일 발표한 '유통분야 거래관행 서면실태조사'의 대상인 대규모 유통업체는 매출액이 연간 1000억원 이상 또는 매장 면적 3000㎡ 이상인 점포를 보유한 소매업자다.
경쟁당국은 이들과 납품업체 간 거래가 얼마나 공정했는지 조사했다.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대규모유통업체들의 거래 관행 개선율은 90.7%다. 거래 관행이 개선된 정도는 2017년(84.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 대비로 업태별 거래 관행 개선율을 보더라도 대체로 뒷걸음쳤다. 특히 쿠팡, 카카오(선물), 마켓컬리, SSG.COM 등 온라인쇼핑몰의 거래 관행 개선이 지난해 84.9%에서 올해 80.6%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다른 유통채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홈쇼핑 -3.2%포인트(p) △아웃렛·복합몰 -2.9%p △백화점 -2.4%p △T-커머스 -1.4%p △대형마트·SSM -1.2%p 등으로 하락했다. 편의점(+0.2%)을 제외하곤 전년 대비 거래 관행 개선율이 모두 낮아졌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의 거래관행 개선율이 낮았던 것은 쇼핑몰 간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을 선점하고 판매 최저가를 지켜내기 위해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한 비용 전가나 불이익 제공 행위 등 위법 행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경쟁사에는 납품업체들이 물건을 주지 않도록 하는 배타적 거래 요구가 여전하다는 점이 이런 문제를 방증한다. 실제 배타적 거래를 요구하는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1.8%로 전년(1.5%)에 비해 0.3%p 상승했다. 온라인쇼핑몰의 경우 작년에 비해 3.2%p 상승한 4.6%로 평균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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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점은 CJ올리브영·무신사 등 대규모 유통업자들은 이번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H&B·패션·생활용품 등에서 대형 유통거래를 운영 중인 만큼 법 적용 대상이지만 실태 파악에서 배제된 것이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불공정행위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일부 업체들은 감시망에서 아예 빠져나온 것이다. 일각에선 해당 업체들과의 거래하는 납품업체가 다수인 만큼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CJ올리브영은 관련 시장에서 올해에만 2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독점적 지위를 가진 만큼 거래 실태가 확인돼야 한다는 의견이 적잖다.
또 공정위로부터 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업체이기도 하다. 올리브영은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자사 납품업체가 랄라블라·롭스 등 경쟁사와 계약하지 못하도록 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는 종합몰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일부 전문몰에 대해선 조사되지 않았다"면서 "내년 실태조사부터는 조사 대상에 포함할지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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