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전경.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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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백현동 개발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를 조사하던 중 이동규 전 KH부동디벨롭먼트 회장에게 검·경 단계의 수사무마를 부탁하며 약 13억원을 건넸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지난 20일 이 전 회장을 구속기소한 검찰은 이 전 회장과 관계자의 휴대전화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임 전 고검장과 곽 전 총경에게 사건 무마를 부탁한 정황을 인지했다. 정 대표는 이 전 회장으로부터 임 전 고검장과 곽 전 총경을 소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곽 전 총경이 약 7억원을, 임 전 고검장이 검찰 수사 초기 단계에 1억원을 수임료 명목으로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거액의 수임료와 청탁의 대가성을 의심하고 있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가 지난 6월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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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은 2021년 9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함께 대두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과거 성남시장 시절 아시아디벨로퍼 등 민간사업자에게 4단계 용도변경을 통해 ‘옹벽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의 특혜를 줬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지난해 4월 감사원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를 한 뒤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 수원지검 성남지청을 거쳐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으로 이관됐다. 정 대표는 지난 6월 아시아디벨로퍼 등 회사로부터 480억원을 횡령ㆍ배임한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지난 11월 건강상 이유로 보석으로 석방됐다.
임 전 고검장은 대검찰청 공안 2·3과장과 대검 공안부장을 역임하는 등 검찰 내 ‘공안통’으로 불렸다. 서울고검장, 대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 등을 거친 뒤 2016년 2월 변호사로 개업했다. 곽 전 총경은 경찰청 특수수사과장(현 중대범죄수사과),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장 등 경찰 내 수사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9년 경찰을 떠난 곽 전 총경은 현재 법무법인 KDH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검찰은 재판·수사기관의 공무원에게 제공하거나 그 공무원과 교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받기로 한 행위를 처벌하는 변호사법 110조를 근거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곽 전 총경과 임 전 고검장이 각각 경찰과 검찰 수사 단계에서 변호인으로서 정상적인 활동이 아닌 수사 무마를 청탁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검찰은 곽 전 총경과 임 전 고검장이 실제로 정 대표 측의 부탁으로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부적절한 시도를 했는지와 이동규 전 KH부동디벨롭먼트 회장을 거쳐 두 사람에게 돈이 건네졌는지 등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본지는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임 전 고검장과 곽 전 총경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임 전 고검장과 곽 전 총경에게)금품이 건너간 정황에 대한 확인 차원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며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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