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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공매도 전면 금지

FT “韓 공매도 금지 효과 없다…MSCI선진지수 편입만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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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공매도 전면금지 정면비판
美·유럽서도 공매도 규제 효과 없어
내년 총선 두고 개인투자자 달래기용


매일경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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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가 내년 6월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시행한 한국의 금융 당국을 향해 “공매도 규제는 증시에 해롭고 효과도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26일(현지시간) FT는 사설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인한 약세장이 펼쳐질 때마다 공매도가 주가 폭락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지만, 한국 금융위를 비롯해 공매도를 금지하자는 주장에는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내년 6월까지 국내 상장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금융위는 한국 증시에 만연한 무차입 공매도를 근절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FT는 “일부 회의론자들은 내년 4월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한국 증시 주도 세력이 된 개인 주식 투자자를 달래기 위한 정치적 노력”이라고 평가하며 건강하고 투명하고 자유로운 시장의 핵심은 공매도를 포함한 다양한 주식 트레이딩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FT가 거론한 공매도의 순기능은 가격 발견, 유동성·리스크 관리. 증시 버블 제거 등이다. FT는 지난 20일 월가의 전설적인 공매도 투자자 짐 차노스가 설립 약 40년 만에 자신의 헤지펀드를 폐쇄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매도 세력은 가격이 하락하지 않으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집중적인 리서치로 보다 공정한 평가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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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금융주 공매도 중단 조치가 주가 하락에 큰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음을 보인 연구 논문 중 일부. [출처=뉴욕 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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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지난 2011년 하미드 메란 뉴욕 연은 경제학자의 연구를 소개하며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금융주 공매도를 금지했던 미국 등 13개국에서 금융주 공매도 금지 조치가 금융주 주가 하락을 늦추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2020년 3~5월 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급락장에서 모든 주식에 대해 일시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를 단행한 유럽 6개국(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오스트리아, 그리스) 사례에서도 공매도 금지로 인해 △주가 부양 목표 실패 △거래량 위축·호가 스프레드 확대 등 부작용 발생 △ 주가 범위·변동성 등 주가 안정화 실패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했다고 FT는 덧붙였다.

다만, 일부 공매도 세력이 고의적으로 ‘허위·루머’를 퍼뜨릴 수 있는 가능성도 지적됐다. FT는 “주식을 공매도한 뒤 잘못된 정보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퍼뜨리는 건 이미 불법이지만, 금융 당국은 빠르게 불법 공매도를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무차입 공매도도 미결제 거래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많은 증시에서 당연히 금지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FT는 한국 증시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추진해온 과거 한국의 노력을 좌절시킬 뿐이라는 입장이다.

FT는 “시장 참여자들은 한국 증시에서 무차입 공매도 관행이 널리 퍼져 있거나, 이득이 된다는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며 “금융위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MSCI 선진시장 승격을 꿈꾸던 한국의 오랜 야망을 약화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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