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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잡스의 스마트폰·인텔 시대 뒤흔든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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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1년, 기업 혁명] 빅테크 업계 판도 재편

챗GPT 등장 이후 불과 1년 만에 글로벌 테크 산업은 ‘누가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앞서나가느냐’의 경쟁이 됐다. 글로벌 테크 업계를 주도하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 간의 판도는 AI의 등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2007년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주머니에서 나온 아이폰에서 시작된 ‘스마트폰과 모바일 혁명 시대’와 지난 40년간 반도체의 대명사처럼 불렸던 ‘인텔의 시대’가 흔들리고 있다. 이들의 자리는 오픈AI를 등에 업은 MS와 AI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엔비디아가 대신할 전망이다.

조선일보

그래픽=김의균


25일(현지 시각) MS 시가총액은 2조8052억달러(약 3663조원)로 글로벌 시총 1위 기업 애플(2조9546억달러)과 약 1500억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픈AI의 최대 주주인 MS가 AI 중심의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올해 초 주당 250달러 수준이던 주가가 400달러를 육박할 정도로 급격하게 올랐기 때문이다. MS는 윈도를 앞세워 1990년~200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 소프트웨어 업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애플은 물론 검색 포털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앞세운 구글에도 밀렸다. 이 과정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의 승부수가 빛을 발했다. 나델라는 2019년 당시만 해도 별다른 서비스조차 없던 오픈AI에 10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때의 인연으로 2021년과 2023년에도 각각 20억달러와 100억달러를 쏟아부으며 챗GPT 상용화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오픈AI의 챗GPT가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자 MS는 윈도에 AI 비서를 탑재하고 검색 엔진에도 챗GPT를 접목했다. 그저 그런 낡은 회사로 인식되던 MS에 가장 혁신적인 서비스를 접목하면서 기업 가치 폭등과 미래 산업 주도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게 된 것이다. 반면 애플은 생성형AI 시장 진출에 소극적으로 일관하며 아직 뚜렷한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현국


AI는 소프트웨어 분야로 여기기 쉽지만 하드웨어 업계에서도 AI 열풍의 승자가 있다. 미국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며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AI 칩은 AI 모델을 구축하고 학습시키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고가임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만 약 250% 뛰었다. 구글, 테슬라, MS 등 수많은 기업들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당분간 엔비디아 AI 칩을 뛰어넘는 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3분기 인텔의 영업이익률은 5.7% 수준인데, 엔비디아는 57.5%에 이른다.

빅테크들도 AI를 공격적으로 업무에 활용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마존은 물류 효율화와 관리에 AI를 활용하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존은 3분기 순이익이 9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억달러보다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AI로 제품 수요를 파악하고 자동 물류 처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자체 AI 전용칩 개발을 통해 기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메타도 대규모 구조조정과 AI를 통한 광고 효율화로 순이익이 전년 대비 2.6배로 증가했다.

[황규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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