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계리사회, 전망모델 개선 제안
급속한 고령화 세태 반영 필요
급속한 고령화 세태 반영 필요
국민연금의 장기 재정전망 계산 과정에서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의 미래 소득 전망이 과대평가됐다는 외부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또 재정전망시 연금수급자가 최대 120세까지 생존할수 있다는 가정을 반영해 초고령사회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한국보험계리사회는 국민연금 재정추계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개선사항을 제안하는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 재정추계 모형 검토’ 보고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국민연금은 관련법에 따라 5년마다 통상 70년 이후의 미래까지 연금기금의 재정수지를 계산하며, 이는 국민연금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추계모형에 기반해 이뤄진다. 출생률과 사망률, 경제성장률와 임금상승률 등 인구사회학적 통계 전망에 기초해 국민연금 가입자가 낼 돈과 받을 돈을 계산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지난 5월 연금수리위원회를 출범해 이 추계모형의 예측이 적절한지 외부전문가의 검토를 받겠다고 했는데 결과가 나온 것이다.
보고서는 추계모형이 현실과 괴리된 점을 지적했다. 대표적인 것이 주로 자영업자들인 지역가입자의 소득 전망이다. 현재 추계모형은 지역가입자 소득 전망을 따로 계산하지 않고 향후 직장가입자보다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가정해 그 비율을 산출한다. 그러나 직장가입자 대비 소득 하락속도가 너무 더디게 계산된 점이 문제였다.
실제 지역가입자의 평균 소득은 2017년 직장가입자의 51.1%에서 2021년엔 46.6%로 4년만에 4.5%포인트나 낮아졌다. 그럼에도 5차 재정계산에선 2025년엔 46.7%로 올랐다가 향후 소폭 줄어들어 2040년부턴 46%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했다. 이에 보고서는 “실제로는 직장가입자의 소득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지역가입자의 소득비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어 향후 보험료 수입이 과대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수입과 지출 각각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필요시 보정 방법도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선 방안으로 지역가입자의 소득을 별도로 추산하거나 지금까지의 추이를 분석해 오차가 클 경우 보정을 적용하라고 제언했다.
다가오는 초고령사회도 반영해야 한다고 봤다. 현재 모형은 통계청 인구전망을 근거로 가입자들이 사망해 연금지급이 종료되는 궁극연령을 100세로 가정한다. 그러나 지금도 100세 이상 연금수급자가 있고 향후엔 초고령 연금수급자가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재정추계시 궁극연령을 120세로 올리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또 통계청 인구추계가 아닌 연금가입자들의 고유 사망률를 도출해 이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금가입자들이 전체 인구보다 사망연령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정확한 재정전망을 위한 기초자료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경우 예상 수급자와 수급액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향후 재정전망시 ‘확률적 추계모형’을 도입할 것으로 제안했다. 현재 추계모형은 연금이 특정 시점에 적자를 맞이하고 고갈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가정한 반면 ‘확률적 추계모형’은 특정 시점이 아닌 신뢰확률에 따른 구간을 제안한다. 보고서는 “신뢰구간을 제공해 미래의 불확실성을 확률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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