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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지도부-혁신위 '주류 희생' 둘러싼 갈등 고조…이번주 분수령(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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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설'까지 나온 혁신위, 조기 해체 가능성 열고 '용퇴론' 수용 압박

30일 '용퇴론' 정식 안건 의결 전망…혁신위 좌초시 지도부 책임론 불가피

연합뉴스

대표와 혁신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이 서울 동작구 현충원에서 열린 가운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인 위원장이 김 대표에게 어제 바빴다고 말하자 고생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2023.11.22 [공동취재] hama@yna.co.kr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안채원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 주류와 인요한 혁신위원회 간 갈등이 점차 깊어져 가고 있다.

주류 기득권 포기와 희생을 총선 승리를 위한 당내 혁신의 출발점으로 제시한 혁신위와 이에 반발하는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의원들 사이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지난 17일 따로 만나 혁신위의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에 대한 속도 조절 필요성에 공감하며 충돌이 잦아드는 듯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급격히 떠올랐다.

60일 활동 기간의 반환점을 돈 혁신위 내부에서도 불화가 불거졌다.

지난 23일 혁신위 회의에서는 비(非)정치인 출신과 정치인 출신 위원 사이 당 주류에 대한 용퇴 압박 속도 조절과 혁신위 조기 해체론을 두고 격론이 오갔고, 이 과정에서 박소연·이젬마·임장미 등 외부에서 영입한 일부 위원들의 사퇴설까지 흘러나왔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당시 혁신안 수용을 김 대표에게 더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 당장 혁신위를 해체하자는 주장부터, 예정된 임기(12월 26일)를 다 채워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고 한다.

혁신위 내부 갈등은 그 자체로 김기현 지도부의 처지가 투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 안팎에서 한창 제기된 '지도부 사퇴 및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설'을 잠재우고 총선을 현 체제로 치르려는 지도부와, 진짜 '윤심'(尹心)은 그게 아니라며 혁신위를 위기탈출용으로 소비해선 안 된다는 반대론자들의 힘겨루기가 혁신위 내부에서 압박 타이밍 논쟁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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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2023.11.17 [공동취재] uwg806@yna.co.kr



혁신위에 대한 지도부 분위기는 '무반응'을 넘어서서 '무시'에 가깝다는 평가다.

한 지도부 인사는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안의 진정성을 인정받고 싶다면 혁신위원들부터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주류 용퇴론을 사실상 일축했다.

직접 혁신위를 출범시키며 전권을 위임하겠다고 공언했던 김 대표 역시 자신을 향한 '험지 출마' 요구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휴일인 전날 울산 남구 지역구를 돌며 의정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의정보고회를 한다니까 왜 하냐고 시비 거는 사람들이 있어서 황당하다"고 해 사실상 울산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김 대표의 이런 행보를 두고 한 혁신위원은 "우려가 된다. 본인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고 꼬집었다.

반면 당 고위관계자는 "거취를 표명하지 않은 이상 김 대표는 지역구민 선택을 받은 현역 국회의원이고, 반년 남짓 남은 임기 동안 그 직책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주류의 강한 반발에 어수선한 내부 상황까지 겹쳤지만, 혁신위는 당 주류에 대한 희생 권고를 어떻게든 관철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인 위원장은 전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전격 회동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며 원 장관의 '험지 출마' 결단에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해, 지도부를 압박하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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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위원장-원희룡 장관 회동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왼쪽)과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25일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오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11.25 dwise@yna.co.kr



혁신위는 27일 화상회의를 취소했다. 내부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만큼, 각자 숙고의 시간을 가진 뒤 30일 대면 회의에서 안건을 의결하겠다는 것이다.

30일 회의에서 혁신위는 주류 희생 권고안을 정식으로 의결하고 당 지도부에 공식 혁신안으로 제안할 방침이다.

혁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진이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다. 총선 국면에서 희생이 필요한 면면이 분명히 있지 않나"라며 "이번 주가 정말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이 혁신안을 최고위에서 의결하지 않을 전망이다. 최고위가 1호안 대사면(징계 취소) 이외의 혁신안을 의결 없이 '보고'만 받았던 것처럼, 이번 혁신안 역시 최고위 보고 대상이지 의결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양측이 이처럼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대치하는 가운데 이번 주는 혁신위나 지도부 모두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도부가 권고를 묵살할 경우 혁신위는 쇄신 동력이 고갈되면서 조기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문제는 김기현 지도부 역시 혁신위가 좌초할 경우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아울러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의 충격을 여권 주류 측이 벌써 잊고 자성도 자구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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