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트럼프' 빌더르스 대표 "우리가 통치할 것"…과반 '75석' 확보 위한 연정 구성 필요 "쉽지 않을 듯"
22일(현지시간) 치러진 네덜란드 조기 총선에서 승리한 극우 성향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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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조기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자유당(PVV)이 1당으로 등극하면서 네덜란드의 첫 극우 총리가 등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유럽연합(EU) 탈퇴·이민자 차단을 주장하는 자유당이 연정을 통해 집권에 성공하고, 당 대표인 헤이르트 빌더르스(60)가 총리직에 오르게 되면 유럽 전역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외신은 전망했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 투표 개표가 98% 이뤄진 가운데 극우 정당인 자유당이 하원 150석 중 37석을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앞선 출구조사에서 예측보다 2석이 더 많고, 지난 선거에서 확보한 현재의 17석보다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의석수다.
자유당은 1당으로 올라섰지만, 150석인 하원에서 최소 과반(75석)을 확보하려면 최소 2개 이상의 정당과 연정 구성이 필수적이다. 다당제 형태의 네덜란드는 정당별 의석수 차이 크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 좌파 성향의 녹색당·노동당 연합(GL-PvdA)은 25석, 현재 집권 여당인 자유민주국민당(VVD)은 24석, 중도 성향의 신사회계약은 20석을 확보했다.
자유당은 연정을 통해 집권에 성공하고, 빌더르스 대표를 차기 총리 후보자로 내세울 계획이다. 네덜란드는 보통 총선 1위를 차지한 정당 대표를 총리 후보자로 추천한다. 자유당의 계획대로 빌더르스 대표가 차기 총리로 등극하면 네덜란드 내 우경화 바람이 거세져 EU와 이슬람권과의 마찰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의석수 2위인 녹색당·노동당 연합이 "자유당과의 연합은 없다"고 분명하게 밝힌 만큼 자유당의 하원 과반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외신은 지적했다.
네덜란드의 극우 정당 자유당(PVV)의 당 대표 헤이르트 빌더르스(오른쪽)가 지지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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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이민자 막고 EU 탈퇴?..유럽 내 거센 '극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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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며 유럽의 대표 극우 정치인인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자유당은 이번 총선에서 네덜란드의 EU 탈퇴 '넥시트(Nexit)'와 이민자 차단, 무슬림 여성들의 히잡 착용 금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빌더르스는 반(反)EU·반이민·반이슬람 정책을 전면으로 내걸고 자신이 집권하면 이민자 수용을 전면 중단하고, 네덜란드의 EU 탈퇴 국민투표를 진행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네덜란드 내 모스크(이슬람 사원) 건설도 중단하겠다고 했다.
그는 총선 전날 진행된 TV토론에서 "네덜란드는 더 참을 수 없다. 이제 우리 국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국경은 폐쇄될 것이며 망명 신청자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당의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나온 출구조사 발표 이후 연설에서도 "망명과 이민 쓰나미를 끝내겠다. (선거 결과는) 유권자들이 '우리는 (이민정책에) 질렀다'고 말한 것"이라며 반이민 정책 시행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외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지정학적 불안감, 경제난, 이민자 문제 등으로 우파 정권이 주목받고 있다며 네덜란드 총선 결과를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난, 난민 급증 등으로 유럽 전역에 극우 세력 지지 움직임이 확대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19일에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서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파 자유전진당의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10월 총선으로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이 집권에 성공했고, 강경한 반이민 공약을 내건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첫 여성 총리로 등극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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