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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 2,3조 개정' 촉구 단식 11일차 남재영 목사, "하나님의 뜻 이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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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 남재영 목사, 지난 13일 부터 단식…11일차 단식

노조법 2,3조개정 기독교대책위, 매일 저녁 동조 기도회 개최

남재영 목사, "하나님께서는 노동자들 죽음 내몰리는 상황 원치 않으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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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법 2, 3조 개정안 공포를 촉구하며 단식하고 있는 남재영 목사(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 상임대표, 빈들감리교회). 남재영 목사는 지난13일부터 단식에 들어갔고 11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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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환경의 불평한 구조와 노동의 권리를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노조법 제2조와 3조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노동계의 간절한 바람과 달리 기업과 경제 보호를 이유로 국회를 통과한 입법안에 대해 공포를 미루고 있는 상황. 노동계를 비롯해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이 연일 노조법 2, 3조 개정안에 대한 공포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법2·3조개정기독교대책위원회(위원장 전남병 목사, 이하 기독교대책위)는 지난 13일 부터 서울 광화문 감리회본부 앞에서 매일 저녁 기도회를 열고, 개정안 공포를 촉구하고 있다.

비정규직대책 한국교회연대 상임대표 남재영 목사(대전 빈들감리교회)도 13일부터 단식 기도회를 이어가고 있다. 벌써 11일째다. 남재영 목사는 지난 2월 국회 앞에서 노조법 2, 3조 개정을 촉구하며 9일 동안 단식 농성을 진행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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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광화문 감리회본부 앞 천막 농성장을 찾은 대전충남 녹색연합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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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영 목사를 응원하는 글. 남재영 목사 단식에 대한 연대 기도회를 이어가고 있는 노조법2,3조개정 기독교대책위원회는 하루 평균 100여 명이 농성장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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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본부 앞 한 귀퉁이에 차려진 천막 농성장은 남 목사의 단식을 격려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기독교대책위는 하루 평균 100여 명의 시민들이 남 목사의 단식을 격려하기 위해 농성장을 찾는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취재진을 맞이한 남재영 목사는 단호하게 "노조법 2조와 3조 공포는 하나님의 뜻"이라며, "반드시 공포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남 목사는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현실을 하나님은 원치 않으신다."면서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시행되면 산업 환경이 개선돼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 목사는 이어 "노조법 2·3조가 개정됐다고 해서 노동 문제가 다 해결되지 않는다."면서도 "지난 20년 동안 밀어도 움직이지 않던 철벽에 작은 문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공포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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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영 목사 단식 농성장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동료 목회자들도 많이 찾고 있다. 기도하고 있는 박만규 목사(왼쪽), 남재영 목사(중앙), 김진형 목사(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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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영 목사에게 단식을 하면서 가장 간절한 기도제목이 무엇인지 물었다.

남재영 목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공포 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이 멈추는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이것을 반드시 이뤄주시리라 믿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성장을 찾은 이들 중에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다. 박만규 목사다. 박만규 목사는 22일 국가를 상대로 낸 '프락치 강요'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박만규 목사는 "남재영 목사는 젊음을 다 바쳐 노동인권 문제에 앞장서 온 분"이라며, "70세가 가까운 나이에 하는 이번 단식이 졸업 단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학교 시절 함께 빈민선교 활동을 펼친 김진형 은퇴목사는 "남재영 목사는 우리 사회에서 약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예수님을 따라 가는 길이라며 고백하고 살아왔다"며, 오랜 친구의 단식 농성을 기도로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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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감리회본부 앞에 차려진 천막 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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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남재영 목사와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문 : 벌써 단식 11일 째다. 건강은 괜찮으신가?

답 : 괜찮다. 이틀째까지는 텐트가 없어서 노숙 할 때 굉장히 추웠는데 지금은 난방 시설을 갖추고 전기도 들어오는 텐트가 있어서 괜찮다.

문 : 지난 2월에 이어 단식 기도회를 하는 이유는 ?

답 : 우리가 바라는 것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지난 20년 동안 계속 죽어가는 부분에 대해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를 향한 손해배상소송과 위험 외주 이제는 멈출 때다. 이를 멈추는 첫걸음으로 노조법 2,3조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는데 통과하고 나니까 경제단체나 국민의힘, 대통령실이 오래전부터 '노란봉투법'을 거부할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두고 볼 수 없는 문제다. 종교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죽음으로 내몰리는 노동자들을 살리기 위해 비상한 기도를 이어가는 방법밖에 없다.

문 : 우리나라 노동환경을 '철벽'이라고 하셨다. 이유는?

답 : 비정규직노동자의 현실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봐왔다. 우리 종교인들이 비정규직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해고노동자들이 복직 투쟁하는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이었다. 금식 기도는 한 주간씩 해마다 해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하면서 노동자들이 철벽을 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밀어도 밀어도 꿈쩍 않는 철벽. 그분들에게 언젠가는 이 벽이 문으로 열릴 것이라고 말해왔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원청의 천문학적 손해배상청구소송 문제로 죽어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원청과 교섭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겨야 한다. 노조법이 개정되면 하나의 문이 열린다고 생각한다.

문 :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작은 문'이라고 하셨는 데?

답 : 제한적인 입법이라고 생각한다.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노동자로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노조활동도 할수 있고 교섭을 할 수 있다. 사용자는 속된 말로 '바지' 사장을 내세우지 말고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 하청 사장은 문제를 해결할 권한도 능력도 없다. 김용균 노동자와 같은 억울한 죽음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

문 : 외국 사례의 경우는 어떤가 ?

답 : 외국의 경우 노조원 개인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노조에 손해배상 소송을 하더라도 제한적이다. 우리 대법원 판례도 손해배상소송을 한꺼번에 뭉뚱그려 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불법이라고 한다면 불법을 저지른 개인이 끼친 구체적인 손실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지금 사용자들이 노조원들을 천문학적인 금액의 손배소를 제기하는 것은 초법적 행태이자 살인행위라고 생각한다.

문 :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교회(사회) 인식은 어떻다고 보는가?

답 : 우리사회에서 비정규직이 1천만 가까이 되다보니 대상자가 자기 가족이거나 부모, 형제이기도 하고, 교인들이기도 하고 해서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노조법 2,3조 개정 운동하는 과정에서 교회와 사회의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문 : 단식을 하면서 가장 간절한 기도 제목은 ?

답 : 윤석열 대통령이 개정안을 공포할지 안할지도 중요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절박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공포하게 하실 것이다. 그런 믿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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