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사무총장 "디지털 원화, 미래 통화시스템 비전과 부합"(종합)

한은 세미나에서 CBDC 주제로 이창용 총재와 대담도

"CBDC 개발되더라도, 현금 계속 쓸 수 있어야"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민선희 기자 = 아구스틴 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23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실거래 실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카스텐스 총장은 이날 한은에서 열린 'CBDC 미래 통화시스템' 주제 세미나에 참석해 "한은의 CBDC 프로젝트를 '디지털 원'이라고 부르고자 한다"며 "디지털 원은 미래 통화 시스템의 비전과 잘 부합한다"고 밝혔다.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 공동 기자설명회 (서울=연합뉴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이 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 공동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4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그는 "한은 CBDC 네트워크 중심에 기관용 CBDC가 있고, 규제를 적용받는 은행시스템이 토큰화한 예금을 통해 공통 원장에 참여한다"며 "(디지털 원화) 프로젝트 설계 구조는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화폐 원장과 상호 작용하는 연계 플랫폼이 (구조에) 포함돼 플랫폼이 시장 발달에 보다 유연하고 개방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스텐스 총장은 CBDC가 기존 화폐를 몰아낼 가능성에 대해 "CBDC가 개발되더라도 현금을 구축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현금을 다루는 데 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분명히 존재해야 하고 (CBDC와) 공존해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4일 한은과 정부는 CBDC를 예금·결제 등 실제 금융거래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실험(CBDC 활용성 테스트)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내년 말께는 은행 등 금융기관뿐 아니라 일반 금융소비자도 실험에 참여할 예정이다.

기조연설 이후 카스텐스 총장은 이창용 한은 총재와의 대담에서 CBDC 관련 기술·제도적 이슈와 미래 통화시스템 구현 과정의 고려사항 등에 관한 의견도 주고받았다.

카스텐스 총장은 2017년 BIS 사무총장 취임 이후 'BIS 혁신 허브'를 설립해 CBDC를 비롯한 첨단 금융기술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이 총재가 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으로 선출됨에 따라, 이 총재는 당연직으로서 BIS 혁신허브 자문위원회와 BIS 디지털혁신 특별그룹의 회원으로 활동한다"며 "따라서 카스텐스 사무총장이 주도하는 혁신허브와 한은 간 협력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hk99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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