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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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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보험 大戰’ 카카오·캐롯손보, 비교·추천 서비스 앞두고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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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캐롯손해보험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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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지털보험사인 최강자 자리를 놓고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이 경쟁하고 있다. 카카오손보는 당장 실적에 연연하기보단 46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톡을 활용, 20~30대 잠재 고객을 꾸준히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젊은 고객 사이에서 ‘보험가입도 카카오톡’이라는 문화가 확산되면, 장기보험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복안이다.

반면 캐롯손보는 2025년 이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우기로 했다. 국내 최대 플랫폼을 등에 업은 카카오손보와 20조원 규모의 자동차보험 공략에 나선 캐롯손보 중 디지털보험사 성공모델이라는 타이틀을 누가 거머쥐게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 단기 실적 연연 않는다… ‘국민 앱’으로 잠재 고객 확보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손보는 출범 첫해 26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85억원, 2분기 96억원의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적자만 442억원에 달한다. 올해 3분기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흑자 전환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손보는 누적 가입자 2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었던 해외여행보험 등 ‘미니보험’에 집중할 방침이다. 카카오손보는 지난 6일 개최된 콘퍼런스콜에서 휴대전화 파손 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손보가 단기간 내 장기보험이나 자동차보험 시장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카카오손보가 당분간 미니보험에 집중한다는 것은 단기 실적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니보험은 보험료가 비싸도 1만~2만원 수준으로 단기간 수익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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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카카오가 금융당국에 제시한 손해보험 사업 계획안.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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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카카오손보는 국민 앱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미니보험을 판매해 20~30대 잠재 고객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고객이 카카오톡을 이용한 보험 가입에 익숙해지고, 보험의 필요성과 효능을 경험한다면 미래 장기보험 가입도 카카오손보 상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카카오손보의 설명이다.

카카오손보의 해외여행보험이 인기를 끌었던 이유도 카카오톡으로 보험 가입은 물론 보험금 청구·수령을 손쉽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안전 귀국 시 보험료 10%를 환급해 주면서 수익성보다는 잠재 수요 확보에 집중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상생활 속에서 보험 혜택을 느끼게 하면서 보험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보험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다른 상품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라고 했다.

◇ 비교·추천 서비스에 승부수 띄우는 캐롯

카카오손보와 달리 캐롯손보의 주 무기는 20조원 규모의 자동차보험 시장이다. 캐롯손보는 자동차 운행 거리만큼만 보험료를 내는 ‘퍼마일 자동차보험’으로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 삼성·현대·KB·D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85.2%로 지난해 말 대비 0.3%포인트 상승할 동안 캐롯손보는 0.3%포인트 상승한 1.6%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중·소 보험사 중 캐롯손보가 유일하다.

캐롯손보가 자동차보험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모회사인 한화손해보험이 가진 인프라와 노하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자동차보험은 사고 접수와 출동, 보상 인력 확충 등 인프라가 갖춰져야 뛰어들 수 있는 시장이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만큼은 캐롯손보가 카카오손보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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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롯손보는 이런 장점을 살려 내년 1월 출시 예정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점유율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대다수 손해보험사는 플랫폼 수수료 최대 4.9%를 보험료에 반영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캐롯손보는 보험료 인상 없이 자사 홈페이지 등에서 다이렉트로 판매하는 상품과 동일한 가격의 상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수수료만큼 수익은 떨어지더라도 시장점유율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캐롯손보는 2025년 이후 IPO를 염두에 둔 만큼 자동차보험에서 규모의 성장을 달성한 뒤 신상품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승용차 이용이 감소해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판매했던 캐롯손보가 빠르게 성장한 측면이 있다”며 “자동차보험은 의무로 유지되는 시장인 만큼 외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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