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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미 긴장완화' 이어 이번엔 EU 관계개선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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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시진핑·마크롱 전화통화…프랑스 외교, 이번주 방중

다음달 중국서 4년 만에 中·EU 정상회담…투자협정 논의

연합뉴스

지난 4월 만난 시진핑·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 긴장이 다소 완화되자 중국이 이번에는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EU의 대중국 정책이 미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중 긴장완화 분위기가 EU의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과 EU는 2020년 약 7년 만에 포괄적 투자협정(CAI) 체결에 합의했지만, 이듬해 3월 EU가 신장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국 관리 4명과 단체 1곳을 제재하고 중국이 유럽의회 의원과 EU 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 등에 보복 제재를 가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이 여파로 유럽의회는 그해 5월 CAI 비준을 보류했다.

여기에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옹호하고, EU가 미국의 대중 압박에 가세하면서 양측 관계는 계속 악화했다.

다만 중국은 양측이 교류를 중단하지 않고 이어왔다는 점을 부각하며 관계 개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시 주석은 지난 20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논의하는 한편 프랑스가 중·EU 관계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달라고 요청했다.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부 장관도 이번 주 중국을 찾아 EU의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 문제를 비롯한 양국 관계와 중·EU 관계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쑹루정 푸단대 국제관계 연구원은 22일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샌프란시스코 회담 이후 중국과 EU 관계를 괴롭히던 일부 장애물이 약화할 것"이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의) 긴장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EU 지도자들이 중국과의 협력에서 돌파구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중·EU 정상회담은 양측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으로 중국은 기대하고 있다.

중국과 EU는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함께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 지도부가 개별적으로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회동한 적은 있지만 정식 대면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EU 현 집행부 출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외교가에서는 중·EU 정상회담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CAI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EU 주요 국가 간 견해차로 실제 진전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프랑스의 경우 CAI에 부정적인 반면 독일은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중국을 방문한 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CAI에 대해 "긴급하지 않고, 실행할 수 있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반면 자동차 제조와 화학산업 등 분야에서 중국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독일은 CAI를 통해 중국과 협력을 긴밀히 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CAI 논의 재개는 중국이 EU 의원들에게 부과한 제재 해제 여부가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방해와 간섭으로 EU와 일부 회원국은 완전히 독립적인 대중국 정책을 결정하지 못했다"며 "중미 관계가 안정되면 CAI 등 오랜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모색하는 새로운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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