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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인요한 “대통령은 나라님”…당-용산 관계 재정립 요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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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맞아 한겨레 인터뷰

한겨레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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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로 취임 한달을 맞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0일 대통령실과 당의 수직적 관계 재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통령은 나라님”이라고 못박았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당사에서 한 한겨레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윤석열 대통령은 상당히 오픈마인드고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인다”며 “중진 등이 대화가 안 된다면, 그건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라 질문을 안 한 사람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요구한 대통령 측근·중진·당 지도부의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 요구에 대해 “100% 움직인다.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3일이면 딱 혁신위원장을 맡은 지 한 달이다. 스스로 평가하면 몇점인가

“70점. 낙제는 아니고 겨우겨우 살려가는데, 80~90점짜리는 아니다.”

—지금까지 혁신위원회 활동을 돌아봤을 때 아쉬운 건 뭔가?

“나를 모르는 사람한테 나를 인식시키는 게 부족했다. 이태원 행사에 가서 ‘인요한 죽어라’ 주먹도 맞고 그랬는데, (당) 바깥에선 그게 제일 힘들었다. ‘왜저럴까? 나를 알면 저러지 않을텐데’라고. 그다음에 (당 안 사람 중엔) 이준석 전 대표한테 영어를 듣는 게 대단히 힘들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마음이 많이 아픈 사람이다. 혁신위가 당 윤리위원회에서 내린 징계를 없앴지 않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 근데 (당) 파괴적인 비판은 나는 동의할 수 없다. 공든탑을 무너뜨리긴 쉽다. 해결책 없는 비판은 좋지 않다. 신당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 부산에 자신을 찾아온 인 위원장에게 ‘미스터 린튼’(Mr. Linton)이라고 부르며 영어로 면전에서 비판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 3일 당 지도부·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불출마, 험지출마를 요구했다. 어떤 의원은 (지역 세 과시) 버스 사진을 올렸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급발진’이라고 했는데.

“나보고 ‘(불출마 등 요구를) 일찍 얘기했다’고 하는데 뭐가 일찍 얘기한 건가. 상식을 얘기했을 뿐이다. 당에서 미움을 많이 샀다. 문제를 빨리 까발려야 한다. 해결은 천천히 해도 된다. 다툴거리는 빨리 꺼내서 폭파시켜(야 한다). 다투는 거랑 의견이 다른 건 문제가 안 된다.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중요하다).”

―애초 예정된 혁신위 임기가 한 달 남았다. 불출마 등에 대한 응답이 언제까지 와야 한다고 보나.

“국회 일정도 있고, 끝날 때까지 아이엔지(ing·현재진행형)이다. 경고하는 건 아니지만 정리해서 권고안을 또 낼 수도 있다.”

—이번달 초만 해도 친윤, 중진 의원한테 전화를 걸고 있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한 적 없다. 처음에 당에서 김기현 대표와 만나서 내가 요구했다. 어디까지 혁신인지 모르니까 (혁신)가이드라인을 요구했다. 중간에 달라진 것 없고, (용산에서) 지시받은 것 없다.”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에 대해 향후 호응이 없으면 어떻게 설득할 건가.

“100% 움직인다. 국민 때문에 움직일 수밖에 없다.”

—최근 김기현 대표와 만나서는 오해를 다 풀었나.

“절차상 각자 모르는게 많아서 잘 설명했다. 절차상 (혁신위 안건을) 알려드리기가 힘들다, 그날 결정해서 발표하니까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 외엔 전혀.”

—장제원 의원과는 연락해봤나. 장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하면 어떡할 건가.

“나는 (장 의원을) 만난 적도 없고 이름도 잘 못 외운다. 다시 얘기하지만, 각 국회의원이 정하는 거지 내가 정해주는 건 아니올시다다. 그분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내가 묻고 싶은 건 ‘대통령을 사랑하냐, 나를 사랑하냐’다. 긴 얘기는 필요 없다. 나는 절대로 사람 이름을 거명하지 않는다. 지금도 장 의원에게 이 말을 하는 게 아니다.”

—이는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에게 모두 해당되는 질문인가?

“아니다. (당에) 도움이 안 되는 행동과 말을 하는 사람에게 다 묻고 싶다. 대통령 사랑하냐, 나를 사랑하냐. 혁신위원이 (혁신안을) 포장해서 전달하면 나는 전달하는 당나귀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의 기준은 뭔가.

“하나는 (대통령실) 비서관이고 하나는 직접 대통령 옆에서 모시지않는, 국회의원 중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추가로 나는 누구하고도 불출마(하라고) 얘기를 안 했다. (특정 인물) 이름을 거명한 적이 없다. 내 권한 밖이다. 그러나 분위기가 그분들이 몇선을 했지만 도움이 안 된다 하면, 알아서 어려운 데로 오든지 아니면 후배를 위해 (지역구를) 내놓든지 그런 얘기다. 내가 ‘당신은 여기 가서 출마해, 당신은 하지 말라’ 소리는 안 한다. 당을 사랑하느냐, 대통령을 사랑하느냐, 나라를 사랑하냐. 끊임없이 이것을 물을 뿐이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분들 인지도가 있고 똑똑한 사람이 많다. (혁신위는) 하위 20%는 (공천) 자르자고 했다. 그러나 내가 선대위원장이 아니다. 혁신위가 내놓은 로드맵을 당에서 수용하면, 의원 중에 바뀔 사람과 (수석)비서관이 똑같이 경선을 치르는게 뭐 그리 두렵나? 오픈프라이머리처럼 그런 분위기로 가야 한다. 그러면 경선은 잔치다.”

—일각에선 당이 전략상 어렵거나 승부를 봐야 하는 곳엔 전략공천해야 하는 곳도 있다고 본다.

“영원히 이러자는 것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워낙 오해의 소지가 많기 때문에 (전략공천 금지해야 한다). 지금은 다 국민이 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유승민 전 의원이 대통령실과 당의 수직적 관계 개선 등의 조건을 받아들이면 당에 남겠다고 했는데.

“윤 대통령과 3번 만났는데 (질문을) 거침없이 던졌고, 거침없이 답이 왔다. (당정대) 수직관계가 누구 잘못인가? 비서관이 됐든 당 중진이 됐든, 그분들이 용기를 갖고 거침없이 물어보면 나는 (윤 대통령이) 거침없이 대답하리라고 본다. 내가 아는 윤 대통령은 상당히 오픈 마인드고,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이고 권위적인 걸 못 느꼈다. (권위적이라고) 그걸 느끼고 앞에서 말을 못하고 하면 대통령 문제가 아니라 질문 안 한 사람 문제다.”

—혁신위가 출범한 이유들 중 하나가 수직적 당-대통령실 관계를 바로잡기 위한 건데, 대통령에게도 국정 스타일을 바꿔줬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있지 않나.

“나를 자꾸 대통령 머리 위에 올리려고 하고, 김기현 대표 머리 위에 올리려고 하지 마라. 나는 온돌방 아랫목에서 지식을 배웠고 지혜를 배웠고 도덕을 배웠다. (대통령은) 나라님이다. 당대표는 거의 그 다음으로 중요할 것이다. 그 사람들 머리 위에 올라가서 이래라 저래라 상투를 잡으라는 건가.”

인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는 물론 지역구 출마 뜻도 없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출마보다 지금 이 일이 더 중요하다”며 “다만 내가 역할 맡을 게 있으면 열어둘 것이다. 내가 원했던 게 (대북 인도적 지원 등) 적십자”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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