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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사우디, 9조원 규모 통화스와프 체결…"관계 강화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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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2022년 12월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GCC(걸프협력회의) 정상회의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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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약 70억달러(9조475억원) 규모의 현지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며 양국 관계를 한층 강화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양국 중앙은행은 이날 각각의 별도 성명을 통해 양국 통화스와프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계약 규모를 500억위안(약 9조110억원), 사우디 측은 260억리얄(약 9조2212억원)로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상호 합의에 따라 갱신이 가능하다.

중국 인민은행은 성명에서 이번 스와프 계약이 "양국 간 금융 협력을 강화하고, 무역과 투자를 더욱 편리하게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측도 비슷한 성명을 내놨다. 블룸버그는 이번 계약 체결이 중동 국가들의 달러 의존도 축소 움직임 속에서 이뤄졌다며 "중국과 사우디 관계를 강화하는 가장 최근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세계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1970년대에 확립된 페트로달러 체제의 한 축으로, 원유 수출 가격을 미국 달러로 책정하는 데 의존하며 수십 년 동안 달러에 대한 페그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에 집중된 경제 의존도를 게임, 기술 등으로 분산하는 경제 다각화 노력의 하나로 중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 파트너와의 관계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위안화 결제 시스템 도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은 최근 주요 에너지 및 원자재 수출국과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석유 화학 부문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사우디 내 중국 기술기업 유치에 노력하는 등 중국과 비즈니스 관계를 확대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방문해 500억달러 규모의 투자 협정에 서명하기도 했다.

양국은 지정학 문제에 대해서도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사우디와 이란 간 화해를 중재하며 양국 관계 정상화를 끌어냈다. 또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분쟁 완화 방안을 논의할 회의를 계획하고, 사우디 외교부 장관이 이끄는 중동 대표단을 중국 베이징으로 초청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20일 성명을 통해 사우디, 요르단, 이집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고위 외교 관리들이 이날부터 21일까지 베이징을 방문해 하마스·이스라엘 분쟁 완화 논의 회담에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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