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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환율·유가 하락에도 대형항공사 '신중 모드'…불확실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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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손·유류비 줄지만…불경기·경쟁 심화 걱정도 '상존'

더팩트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몰린 관광객들의 모습. 대형항공사(FSC)들이 여객 수요 정상화, 환율과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4분기 호실적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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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김태환 기자] 화물사업 부진으로 실적 개선에 발목이 잡힌 대형항공사(FSC)들이 환율과 국제유가 하락에도 4분기 호실적 달성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환율차이로 인한 손해와 유류비 지출이 줄어들어도 여전히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다시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여객 수요가 정상화되는 과정이지만, 항공사간 경쟁이 심화되면 출혈경쟁이 나타날 수 있고, 불경기가 장기화될 경우 수요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항공업계에서는 대형항공사의 영업이익이 저조한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는 흑자전환과 함께 호실적 릴레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520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 줄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12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44.8% 하락했다. 이들 FSC의 실적 부진은 화물 매출 감소가 반영된 결과다. 대한항공의 화물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51% 감소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47.7% 줄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환율과 유가가 안정화되면서 FSC들이 시름을 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내도록 1300원 이상을 기록해오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1328.9원에서 15일 28.1원이 급락한 1300.80에 장을 마치고, 16일에는 1296.9원까지 내려갔다. 20일 오후 2시30분 기준으로는 1288.7원을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급락 배경으로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긴축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0월 CPI가 전년동월대비 3.2%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치(3.7%)보다 둔화한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3.3% 상승)보다 낮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를 상승시키던 긴축정책을 완화하고, 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금리가 내려가면 화폐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환율도 낮아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FSC는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350억 원의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300원 환율이 1280원으로 20원 가까이 떨어질 경우 반대로 약 700억 원의 환차손이 줄어드는 셈이다.

세계적인 둔화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에 국제유가도 지난 9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돼 왔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9월27일 배럴당 93.68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 하락해 20일 기준 76.0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기간 두바이유도 배럴당 94.99달러에서 83.08달러로 떨어졌다.

올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은 1조1696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5489억 원의 유류비를 지출했다. 단순 비율만 계산해 20% 유가가 떨어지면 대한항공은 1개 분기에 약 2300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1100억 원의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FSC들은 환율과 유가 하락에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여전히 국제 정세가 불안해 유가와 금리가 불안정하다는 설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국제 정세가 여전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유가에 대한 변동성은 여전한 상황이며, 금리 또한 일부 안정됐다해도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여객 회복도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 수요가 꺾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여객수요 회복에 따라 공급이 정상화로 돌아오고 있지만 글로벌 업계 경쟁의 심화가 예상된다"면서 "경기 불황이 지속돼 수요마저 떨어질 경우 출혈경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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