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올트먼 해임, 회사 사명 지킬 수 있는 결정"
올트먼 '이사진 교체' 요구에 복귀 협상 무산
올트먼, 새 회사 세우나…직원·투자자 이탈 조짐
샘 올트먼 오픈AI 전 최고경영자(CEO)가 ‘방문증’을 착용한 사진을 X(엑스·옛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X 화면 갈무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틀간 줄다리기 협상에도 끝내 간극 못 좁혀
19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오픈AI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 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는 주말 동안 경영 복귀를 두고 올트먼 측과 논의를 이어갔으나 복귀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직원들에게 밝혔다.
이사회는 이와 함께 에멧 시어를 임시 CEO로 선임했다. 이사회는 시어가 “오픈AI를 발전시킬 보기 드문 기술과 전문성, 인적 관계를 두루 갖추고 있다”며 올트먼 해임에 대해 “오픈AI의 사명을 지켜내고 발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결정이라는 점을 견지한다”고 했다. 지난 2월까지 트위치 CEO를 지낸 시어는 올트먼이 설립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Y컴비네이터’에서 5월부터 비상근 고문을 맡고 있다.
지난 17일 오픈AI 이사회는 ‘솔직하지 않은 소통’을 이유로 올트먼을 CEO 자리에서 해임했다. 챗GPT 개발을 이끈 올트먼의 퇴진에 최대 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한 주주들은 이틀간 이사회와 협상을 벌이며 그의 복귀를 추진했다. 일반 직원 사이에서도 올트먼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컸다. 올트먼은 이날 오픈AI 본사 방문증을 든 사진을 소셜미디어 X 계정에 올리며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걸 시사했지만 끝내 복귀에 실패했다.
갑작스러운 올트먼의 해임을 두고 오픈AI 안팎에서 올트먼의 공격적인 경영을 우려한 이사회가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임을 주도한 수츠케버는 올트먼이 인공지능(AI)의 위험성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것을 두고 그와 계속 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시어가 임시 CEO로 선임된 것도 AI의 위험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올트먼이 소형 원전 회사인 오클로에 투자한 데 이어 AI 기기·AI 반도체 회사를 설립하려 했던 것도 이사회와의 갈등 요소로 꼽힌다. 비영리 단체로 시작한 오픈AI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자칫 오픈AI의 본업과 이해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같은 갈등이 쌓인 결과, 올트먼은 자신을 복귀시키려면 기존 이사진을 모두 해임하라고 요구했고 이사회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투자자 이탈에 경쟁사 ‘어부지리’ 전망
챗GPT와 함께 회사의 얼굴 노릇을 했던 올트먼이 오픈AI를 떠나면서 오픈AI는 한동안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오픈AI의 또 다른 공동창업자인 그레그 브로크먼은 올트먼과 함께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해임되자 사임했으며 회사의 선임 연구원 3명도 회사를 그만뒀다. 다른 직원들도 올트먼 복귀가 불발되면 사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의 복귀를 추진한 한 오픈AI 관계자는 “이사회는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올트먼이 오픈AI와 복귀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새로운 AI 벤처기업 설립을 논의했다고 전날 보도했다. 협상이 불발되면서 새 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핵심 기술진이 올트먼의 새 회사나 경쟁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면 오픈AI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반면 경쟁사에게 어부지리를 노릴 기회다.
올트먼을 지지했던 MS나 트라이브, 세콰이어 등 핵심 투자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오픈AI의 초기 투자자였던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는 “그가 다음에 무엇을 하든 그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콰이어의 알프레드 린 파트너도 올트먼과 브로크먼이 신규 스타트업을 설립할 경우 관심이 있다고 했다.
올트먼이 추진하던 우리사주 매각 작업도 불투명해졌다. 오픈AI는 10억달러(약 1조 3000억원) 규모 우리사주 매각을 추진 중이었는데 올트먼 해임 사태로 그 동력이 약해졌다. 매각이 정상적으로 성사된다고 해도 이전과 같은 가격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