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리 두고 카자흐스탄, 베트남과 경쟁
선출 시 日 사도 광산 등에 큰 영향력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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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위는 유산 등재·삭제·보존상태 점검 등 업무를 담당하는 세계유산 관련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세계유산협약 당사국 195곳 가운데 스물한 곳으로 구성되는데 지역별로 위원국을 배분한다. 위원국 임기는 협약상 6년이나 자발적으로 4년만 활동한다. 연임도 자제하는 것이 관례다.
한국은 네 번째 위원국 선출에 도전한다. 앞서 1997~2003년, 2005~2009년, 2013~2017년 세 차례 위원국으로 활동했다. 정부는 선출을 위해 세계유산협약 당사국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외교 교섭을 벌여왔다. 세계유산 제도가 반세기를 맞은 만큼 '앞으로의 50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하겠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세계유산은 1972년 채택된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 협약'에 근거해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유산 보존·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다른 나라에 공유함으로써 세계유산 제도 발전에 일조하겠다고도 어필하고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여러분의 소중한 지지를 바탕으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부지런하고 균형 잡힌 팀 플레이어가 되고자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출될 가능성은 큰 편이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이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에르네스토 오토네 라미레스 유네스코 문화 사무총장보를 만나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 선출을 제안받았다. 최 청장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유네스코 문화 사무총장보로부터)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답변을 듣고 왔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 현장인 일본 사도(佐渡) 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내년 세계유산위에서 가려진다는 점 등에서 이번 선거는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세계유산위는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하시마(군함도) 탄광 등 메이지(明治) 산업혁명 유산에 대한 현황 심사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유산위원국에 진출하면 이들 유산에 대해 더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일본은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때 조선인 강제노역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알려 나가겠다고 했으나,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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