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팩 이상 수혈, 5년 내 사망 위험 3배
뇌출혈 발생 위험도 2.3배 높아져
심장판막 수술을 시행할 때 수혈을 많이 할수록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혈액을 3유닛(팩) 이상 수혈받으면 5년 후 사망 위험이 3배, 뇌출혈 발생 위험은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중 고려대 안암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팀(김지언·이승형·정재승·손호성 교수)이 심장판막 수술에서 수혈량과 합병증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결과다.
수혈은 심각한 빈혈과 대량 출혈 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최근 의학계에선 수혈을 최소로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수혈이 가진 여러 치명적인 부작용이 알려지면서다. 다만 적혈구 수혈과 부작용 결과 간의 연관성에 대한 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장기적인 추적 연구로 도출된 임상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김희중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심장판막 수술로 수혈받은 5만8299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중 13.50%는 수혈을 받지 않았고, 30.22%는 1유닛의 적혈구 혈액을 수혈받았다. 2유닛을 수혈받은 사람은 27.21%, 3유닛 이상 수혈받은 사람은 29.06%였다.
연구팀은 평균 약 5년의 추적 기간 동안 치명적인 합병증인 사망, 뇌경색, 뇌출혈, 심근경색의 발생을 수혈량에 따라 분석했다. 그 결과 수혈을 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수혈량이 많을수록 사망 위험과 뇌경색·뇌출혈·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각각 커졌다.
사망 위험은 1유닛 수혈 시 1.53배, 2유닛 수혈 시 1.97배, 3유닛 이상 수혈 시 3.03배 높았다. 뇌경색은 1.27배, 1.31배, 1.51배, 뇌출혈은 1.38배, 1.71배, 2.31배, 심근경색은 1.35배, 1.60배, 1.99배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중 교수는 “적혈구 수혈 시 면역 반응에 작용하는 백혈구가 포함돼 있거나 혈소판, 오래된 적혈구 등 밝혀지지 않은 혈액 내 물질에 의해 부종이 발생하고, 염증 반응에 의한 합병증이 유발되거나 촉진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다양한 판막 수술을 종류별로 분류하고 기저 질환과 중증 수술에 대한 보정을 진행한 뒤에도 수혈량이 증가할수록 치명적인 합병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관찰됐다”면서 “자가수혈이나 조혈제, 철분제 사용 등 적절한 환자 혈액 관리를 통한 최소 수혈 수술로 합병증을 줄이고 장기적 치료 결과를 향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희중 교수팀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애니스시저 앤 애널지지어(Anesthesia & Analgesia)’에 실렸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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