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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참사 곧 10년인데…인천∼제주 여객선 파행 끝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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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례 운항차질 빚다가 새 주인 맞아…"대체 선박 투입 추진"

연합뉴스

비욘드 트러스트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세월호 참사가 내년에 10주기를 맞지만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은 여전히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 항로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여객선 운항이 재개됐으나 2년간 결항을 반복하다가 최근 배까지 매각되면서 뱃길은 다시 끊겼다.

선사 측은 중고 선박을 대체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지만 인천∼제주 항로의 완전 정상화는 요원한 실정이다.

◇ 세월호 참사 후 우여곡절 끝에 취항한 여객선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운항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7년 넘게 운항이 중단됐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면허가 취소되고 2016년 11월 인천∼제주 항로 운송사업자 공모가 진행됐지만 제안서 제출 업체가 부적격으로 탈락한 이후 업체 선정도 녹록지 않았다.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건설사가 부두 확보 지연에 따라 면허를 반납하는가 하면 공모 탈락 업체가 소송을 제기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결국 2019년 11월 '하이덱스 스토리지' 선사가 신규 사업자로 선정됐다.

선사는 새로 건조한 2만7천t급(승객 정원 810명) 여객선을 인수해 세월호 참사 이후 7년 8개월 만인 2021년 12월 20일 첫 운항을 시작했다.

선사는 여객선의 이름을 '신뢰, 그 이상'이라는 의미를 담아 '비욘드 트러스트'로 정했고,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또 카페리로는 국내 최초로 '실시간 화물중량 관리체계'를 도입해 과적이나 선박의 불균형을 실시간으로 해소할 수 있게 했다.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해상에 구명벌을 펼치고 승객들이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특히 세월호 침몰 지점인 전남 진도군 서거차도와 맹골군도 사이 바닷길 '맹골수도'를 피해 운항하면서 승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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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트러스트호 천장에 설치된 사다리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제주행 터미널에 정박한 인천∼제주 항로 여객선 '비욘드 트러스트호' 내부 천장에 사다리가 설치돼 있다. 이 시설은 외관상 인테리어 장식으로 보이지만 긴급한 상황으로 여객선이 기울거나 뒤집히면 사다리나 손잡이로 사용할 수 있다. 2021.12.8 tomatoyoon@yna.co.kr



◇ 2년간 6차례 운항 차질 빚다가 결국 매각

하지만 여객선은 선사의 기대와는 다르게 지난 2년간 엔진 이상 등으로 모두 6차례 운항 차질을 빚는 등 파행을 겪었다.

취항한 지 한 달여 만인 2022년 1월 24일 엔진 부품 결함이 발견돼 3개월간 휴항했고, 그 뒤로도 결항 또는 지연 출발을 반복했다.

지난 4월 24일에는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배의 엔진에서 또다시 결함이 확인되면서 6개월 넘게 운항을 재개하지 못했다.

선사는 결국 잔고장이 반복되는 여객선을 편도 운항 시간 14시간에 달하는 인천∼제주 장거리 노선에 계속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매각 계획을 마련했다.

지난 10일에는 전남 목포 선사 씨월드고속훼리에 배를 넘기기로 하고 매매계약을 맺었다.

여객선 매각 대금은 720여억원이며 이달 말까지 매매 관련 절차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배는 목포∼제주 항로에 투입된다.

선사 관계자는 "장거리 노선에 다시 배를 투입했을 때 또다시 잔고장으로 운항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장기간 휴항으로 회사 경영 상황이 악화한 점 등을 고려해 매각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항 초기 안전을 강화한 여객선으로 큰 관심을 받았지만 계속된 고장으로 승객들의 신뢰를 받지 못했다"며 "연간 여객 10만명과 화물 100만t 정도를 운송하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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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트러스트호 승선하는 내빈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인천∼제주 항로의 운명은…선사 "대체선 투입 계획"

비욘드 트러스트호를 매각한 선사는 일단 대체 선박을 구한 뒤 관계기관의 검증을 받아 인천∼제주 항로 운항을 재개한다는 구상이다.

국내 우량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화물만 먼저 운송하면서 추후 배를 새로 건조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배를 매각했더라도 카페리 운항 면허는 유지되고 있어서 대체 선박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선사는 예상했다.

인천해수청은 운항 중단 장기화에 따라 앞서 지난달 27일 120일 이내에 운항을 재개하라고 선사에 명령을 내린 상태다.

선사는 명령 이행 시한인 내년 2월까지 인천해수청의 승인을 받으면 대체 선박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선사 관계자는 "새로 배를 건조하려면 2026년 이후에야 운항이 가능하다고 해 일단 선령이 많지 않은 대체 선박을 구하고 있다"며 "일단 화물만 운송하면서 안전성을 먼저 확보한 뒤 승객 수송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법에 따라 여객선 변경은 신고 사항이라 대체 선박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운당국이 선사의 대체 선박 투입 계획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앞선 공모에서 탈락한 업체가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고 선박 투입에 따라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아직 선사로부터 구체적인 매각 계획도 제출받지 못한 상태"라며 "조만간 선사를 접촉해 대체 선박 투입 계획이 기존 면허 조건에 맞는지를 확인하고 관련 법률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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