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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러시아가 난민 무기화"…핀란드, 러 국경 일부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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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민 유입 막기 위해 국경 통과지점 4곳에 빗장

노르웨이도 "필요할 경우 국경 닫을 준비"

연합뉴스

핀란드-러시아 국경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북유럽 국가들이 러시아를 거쳐 들어오는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망명 신청자의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 통과지점 9곳 중 4곳을 폐쇄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오르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오늘 일부 동부 국경 통과지점을 닫기로 했다"면서 "금요일(17일)과 토요일(18일) 사이 밤에 폐쇄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를 통해 핀란드에 도착하는 망명 신청자들은 18일부터 북부 국경 통과지점 두 곳에서만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러시아와 1천340㎞ 길이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유럽연합(EU)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EU 회원국인 핀란드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신청했으며 올해 나토 회원국이 됐다. 러시아는 핀란드의 나토 가입에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앞서 지난 15일 러시아 쪽 동부 국경에 망명 신청자가 증가한 것과 관련해 핀란드와 미국의 국방 협력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하지만 마리 란타넨 핀란드 내무장관도 지난 14일 "러시아 당국이 서류 부족에도 (망명 신청자들의) 핀란드행을 허용하려고 업무 처리 방식을 변경했으며, 이는 불법 입국"이라고 비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가 이주민을 도구화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핀란드의 조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핀란드 국경수비대가 유럽 국경을 지켜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노르웨이의 에밀리에 엥에르 멜 법무·공안부 장관도 필요할 경우 국경을 폐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폐쇄되는 핀란드 남동부 국경 통과지점 4곳은 핀란드와 러시아를 오가는 사람들의 이동량이 가장 많은 곳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핀란드 정부의 이번 방침에 대해 난민들을 외면한 조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핀란드의 차별금지 옴부즈맨 크리스티나 스텐만은 핀란드 당국이 여전히 국제 조약과 EU 법에 따라 망명 신청을 받아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망명 신청자가 "국제 보호를 요청하면 (망명) 신청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핀란드 당국에 따르면 이번 주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지역을 통해 핀란드에 도착한 망명 신청자는 하루 수십명에 이른다. 가을 초 하루 평균 1명 미만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망명 신청자들의 출신 국가는 이라크, 예멘, 소말리아, 시리아 등이다.

지난 9월 이래 핀란드에 도착한 망명 신청자는 총 280명으로 집계됐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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